국민의힘 세종시당 사무소 전경
국민의힘 세종시당 사무소 전경

[미래 세종일보] 박승철·강민 기자 =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류제화)이 연일 시당위원장 선거 문제로 시끄러운 가운데 재난 상황 속에서도 선거를 강행한다는 소식과 함께 선거 공정성에 다수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재난 상황 속에서도 끝내..."중앙당 지시다"

현재 국민의힘 중앙당에서는 당협위원장 면접을 취소하고, 세종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투표 보이콧'을 선언했다.

특히 일부 국힘 소속 시의원들은 세종시당에 "심각한 재난 상황이니 선거를 보류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중 일부 시의원들은 또한 "이런 상황에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며 '투표 보이콧'을 선언,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세종시의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재난 현장을 찾아 시민들을 돕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기 때문이며, 선거권을 가진 당원들과 주변인들 또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시당에서는 18일 봉사활동을 하자는 문자를 전송하면서도 선거는 보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당원들이 "왜 이렇게 선거를 강행하냐"고 묻자 "국민의힘 중앙당의 지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송동섭 후보 등록, 송아영 당협위원장이 권유...'합의 추대'는?

지난 6일 열린 제 7차 국민의힘 세종시당 운영위원회의
지난 6일 열린 제 7차 국민의힘 세종시당 운영위원회의

한편 류제화 시당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후보 등록을 해 '합의 추대'를 깼다고 뭇매를 맞은 송동섭 후보는 "송 당협위원장이 '출마하라'고 했다"며 "도와줄거냐고 묻자 '도와줄거니까 나가라고 하지'라고 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송 당협위원장은 운영위원회에서 류제화 위원장을 '합의 추대'하자며 '선당후사' 정신으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후보에 의하면 앞에서는 '합의 추대'하자고 하고 뒤에서는 송 후보에게 출마를 권유해 '합의 추대'를 깰 명분을 만들고 본인도 출마한 것이다.

그동안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당사자가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것은 처음이다. 송 후보는 "송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등록한 후 바로 만났다"며 "당시 송 당협위원장이 '미안하다, 류제화 위원장이 나가라고 해서...'라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운영위원회에서 송아영-류제화 두 사람이 서로 '추대하자', '나가셔라'하며 밀어준 셈이 된다.

■ 현 공무원도 "양보하셔라" 선거 개입 정황 드러나

게다가 국민의힘 세종시당에서 근무했던 현직 공무원 A씨가 시당위원장 출마예정자에게 전화로 "출마하지 말고 특정 후보를 위해 양보하라"고 권유하며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 또한 폭로됐다.

이는 도덕적으로는 당연하고 법적으로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 대의원은 특정 후보가 추천, 후보들에게 "전화 홍보 자제하라"

송아영 세종시당 위원장이
송아영 당협위원장, 현 시당위원장 후보

국민의힘 세종시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시당위원장 후보들에게 "재난 상황이니 특히 전화 홍보를 자제하고 모범을 보이자"고 문자를 전송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현수막 홍보를 진행하며 당협위원장으로서 이름이 알려진 송아영 당협위원장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가 된다.

송동섭 후보와 오승균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처음 유권자들에게 인사와 홍보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그 수단은 전화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권을 가지는 대의원들 또한 송아영 당협위원장이 상당수 추천했다. 물론 자격이 있어 추천했다고 해도 타 후보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며 대의원으로 참여하지 못한 책임당원들의 불만이 크다.

책임당원 A씨는 "수년간 매달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도 투표권을 받지 못했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위주로 뽑은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한 후보는 "전화 홍보도 자제해야 하는 심각한 재난 상황이라면 선거를 보류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

이처럼 시당위원장 선거가 전국에 유례없이 혼란한 가운데 시의원들을 포함한 상당수의 책임당원들이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어 투표율이 재적 대의원 과반수를 넘지 못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오는 20일 시당위원장 선거가 결국 예정대로 치뤄질지, 투표율이 과반수를 넘길 수 있을지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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