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종일보] 박승철·강민 기자 =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류제화)이 지난 6일 시당위원장 모집 공고를 냈지만 10일 후보자 접수 과정에서 분열이 심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민과 당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통상 시당위원장에 출마하려는 자는 기탁금 명목으로 1천만원에서 2천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타 시도 시도당위원장 후보등록 공고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충청북도, 충청남도, 대전시 등 충청 지역 공고를 보면 모두 후보 등록시 제출서류로 기탁금을 냈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한다.

그러나 세종시당 공고에는 '기탁금은 추후 통보 예정'이라며 금액도 기탁 날짜도 정해져 있지 않아 후보 등록을 하려던 사람들과 당원들 모두 의문을 가졌다.

세종시당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 공고
세종시당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 공고

기탁금을 후보 등록시에 내도록 하지 않는 경우는 타 시도당에서도 드문 사례고 세종시당도 지난해에는 등록 당시 기탁금을 내도록 했다.

다만 시당 관계자는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렇게 진행하기도 한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고 오히려 누구나 등록할 수 있게 열어두는 민주적인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당 관계자는 기탁금을 내지 않고 포기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한 것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책임당원 A씨는 "이는 현 위원장 본인이 '합의 추대' 가능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일단 등록했다가 상황을 보고 기탁금을 내기 전 손실없이 포기할 수 있도록 안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시당은 일단 접수 서류를 받아두고, 차후 선거관리위원회의를 열어 선거 절차를 설명 후 실제로 서명하고 기탁금을 내는 사람만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2단계를 거치고 아무 손실 없이 포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의도치 않았더라도 쉬운 등록과 포기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과열과 분열을 조장하는 셈이 돼버렸다. 게다가 송 당협위원장이 '선당후사' 정신을 언급한 후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분열은 더 거세졌다.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후보등록 공고 하루 전인 지난 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합의 추대'를 언급했다. 송아영 현 당협위원장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류제화 현 시당위원장을 추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6일 열린 제 7차 국민의힘 세종시당 운영위원회의
지난 6일 열린 제 7차 국민의힘 세종시당 운영위원회의

이 발언 또한 모집 공고도 내기 전부터 분열을 유발한다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단독 후보자인 경우에만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하려던 당원들의 당혹감이 극에 달했다.

시당 측의 설명으로 결국 '합의 추대'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듯 싶었으나 10일 류제화 시당위원장이 후보등록을 먼저 하고, 송동섭 운영위원이 등록을 하면서 '합의 추대'가 무산되자 송아영 당협위원장과 오승균 교수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류 위원장은 이전부터 '합의 추대'가 안되면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등록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는 본인의 의사를 전달한 것일 뿐 여전히 등록 서류는 유효한 상태다. 본인이 마음만 바꾸면 여전히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임당원 B씨는 "소위 '간보기'가 가능한 시스템을 채택하면서 눈치 작전이 심화되고 불신이 팽배하다"며 "007작전도 아니고 하루종일 당원들끼리 전화를 돌리는 등 에너지 소모가 극심하다"고 전했다.

한편 '선당후사' 정신으로 '합의 추대'하겠다던 송아영 당협위원장과 운영위원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선당후사' 언급에 화답해 등록을 포기한 다른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문제가 된다.(<본지> 관련기사 성선제 대표, 김재헌 대표 성명 발표)

송아영 당협위원장
송아영 당협위원장

또한 류제화 시당위원장이 등록을 포기하게 되더라도 후보자 줄이기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결과적으로 후보자를 줄이고 송 당협위원장을 밀어주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책임당원 C씨는 "운영위원회에서 합의 추대 하자는 의견을 언론에 보도하더니 그 자리에 있던 운영위원들이 나와서 경쟁한다면 누가 믿고 따르겠냐"며 "이게 바로 시당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방증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책임당원 D씨는 "류 위원장이 등록을 포기한다고 해도 기탁금은 내고 포기해야 한다"며 "선거가 장난이냐, 이러니 오합지졸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시당위원장 선거 당시 출마를 선언한 류제화 시당위원장
지난 시당위원장 선거 당시 출마를 선언한 류제화 시당위원장

이러한 당원들의 반응은 이제 등록을 해도, 포기를 해도 더이상 손 쓸 수 없을만큼 분열된 국민의힘 세종시당의 현 주소다.

한 시당 관계자는 "당원들 사이에서는 한 명은 '꼼수' 정치,  한 명은 '배신' 정치라는 이야기가 돈다"며 "세종시에서 국민의힘이 솟아날 구멍이 보이지 않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같은 날 '선당후사' 제안에 화답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성선제 대표의 선언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서면으로 선당후사를 위해 출마를 포기한다고 전한 김재헌 대표도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경선을 포기했다"며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세종시장 경선후보 성선제
국민의힘 세종시장 경선 출마 당시 성선제 변호사

현재 하마평에 오른 사람 중 진정으로 '선당후사' 정신에 입각해 양보한 성선제 대표와 김재헌 대표는 억울한 상황이 됐다.

또한 당직자가 예비 출마자들에게 '합의 추대'하자며 불출마를 설득한 정황도 드러났지만 시당 관계자는 "합의 추대를 위한 노력이었고, 어쨌든 불출마는 본인의 선택이니 시당이나 운영위원회의 책임은 아니"라고 전했다.

세종시당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문제를 느끼지 못했고, '합의 추대' 또한 당원들 대부분이 원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이 날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류제화 시당위원장, 송아영 당협위원장, 송동섭 운영위원, 오승균 교수 등 총 4명으로 알려졌다.

추대든 경선이든 분열되지 않은 정치를 응원하던 시민들과 당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향후 일처리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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