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석일 논설위원
계석일 논설위원

어떤 '한' 의사는 의사라는 직업은 진료실을 떠나면 한 푼의 수익도 발생하지 않으며, 환자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을 위한 삶을 잃어버리기 쉬운 직업(job)이라 했다.

그런데도 왜 의사가 되려고 머리를 싸매고 의대를 가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생직장이고 사회적 신분과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다는 생각에서 의사가 되려고 하는데 정말 의사가 좋은 직업일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몇몇 의사는 글쎄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좋은 두뇌를 가졌다면 의사가 아니더라도 고수익 전문직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의외로 많은데도 굳이 청년들이 의대를 가겠다며 목숨 건 입시 전쟁을 치르는 이유에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60세 은퇴 후 10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보내야 되는가?라는 걱정에서 '의사 면허증 하나만큼 좋은 것이 없다"라는 생각에서 서울대를 입학해 놓고도 의과대학에 진학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사회적 신분 상승과 높은 연봉 그리고 면허증 하나로 평생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서 의사가 되려고 하는데 과연 죽을 때까지 작은 진료실에서 의사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행복한 인생이란 말년에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면서 "일과 삶이 균형된 워라밸의 삶이 최고"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3.7명)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권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의협에서는 의사수를 현행대로 늘린다면 10여 년 뒤엔 되레 ‘의사 과잉’ 상태가 되어 의사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했다. 정말 그럴까? 진료는 의사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 진료의 서비스가 중요하다. 의사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모두 진료를 잘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의사들도 70~80세 이상 되면 쉬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진료)에 몰두하다 보면 진정 자신을 위한 취미생활을 놓친다는 것이다.

의사들에게도 가정과 자녀가 있고 좋은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싶어 하며 윤택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젊은 의사들이 의료환경이 좋지 않은 소도시나 지방으로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70~80세 된 고령의 의사들이 요양병원이나 준종합 병원 또는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보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른 보험사들이 정한 의사, 약사, 목사의 직업별 정년 기준을 65세로 산정하고 있다. 이것은 의사들이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65세라는 것이다. ​

의사들에게도 워 라벨이 주어져야 한다. 평생 청진기와 함께 살아온 그들에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삶이 주어져야 한다. 의사가 천직이라 진료실을 벗어나면 살수 없는 의사라면 할 말은 없지만 아무리 좋은 직업이라도 고령의 나이가 되면 쉬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의사들의 은퇴 시기와 은퇴 준비,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패널 873명 중 206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 의사들의 24.5%가 자신의 정년을 65세라고 답해 보험사에서 산정한 정년과 일치했다.

그러나 23.3%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 안 한다’고 답했으며, 70세 이전이라고 응답한 패널도 14.1%로 나타났다.

​이는 의사들의 37.4% 정도가 사회적 정년 시기보다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것은 환자들과 함께 평생 살아온 그들만의 특별한 삶이라 진료 이외는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의사가 천직이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사 중에는 예체능, 요리, 정치, 사회, 복지, 종교, 역사 외에도 다양한 방면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분들이 많다.

은퇴 이후 어떻게 지낼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9.8%가 ‘취미생활을 하겠다’고 응답했으며 ‘봉사활동’ 23.8%,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는 응답이 16.5%, ‘다른 분야의 일에 도전하겠다’는 13.6%,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겠다’는 6.3%로 나타났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대 인원을 2천 명 늘리기로 했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AI(인공지능) 진료 시대가 도입되는데 의사가 늘어난다고 진료의 질(서비스)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의료보험수가가 어느 정도 증가되겠지만 국민들의 입자에서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의료의 질 (서비스)가 더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70세 이상 의사들은 워라벨의 삶을 살기 위해 일주일에 2~3회 정도 오전, 또는 오후 진료를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반평생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그들에 대한 일과 삶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산간벽지 병원이나 인구가 소멸되어 가는 작은 도시에 젊은 의사들이 찾지 않는다고 70~80세 된 의사를 투입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개인의 행복을 빼앗는 것이다.

의사수가 늘어나면 수요와 공급에 따라 나이가 많은 의사들은 자연히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하게 되고 젊은 의사들은 자연히 작은 도시도 찾게 된다.

정부에서는 진료의 다양성을 재구성해서 지방 소도시에서 진료를 보는 의사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에 보험수가도 올려 의사들이 일과 생활이 균형된 워 라밸(WORK&LIFE BALANCE)의 삶을 살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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