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가을 맞아

                          채홍정/시인

채홍정 시인
채홍정 시인

 

그리 무덥던 여름 가고 
낭만과 사색의 계절 
그리움이 감도는 가을이다

올 가을엔 
맑은 영혼 인연 하나
곁에 두고 즐겨 보련다

가지런한 옷매에
애수 짙은 눈동자에
노을빛 그리움이
파도로 밀려드는 바렘을

가는 세월 
거슬러 가고 싶은 
자그마한 저항일까

산들산들 갈바람에
파란 하늘이 담긴 호수에
예쁘게 단장하는 산과 들에
같은 마음 오색단풍에 
물들 수는 없을까

켜켜이 쌓인 인생길
검게 그을린 상처와 흔적이 
세월 앞에 잘 숙성되어
그대 눈물과 한숨까지도
담아낼 여백이 넉넉토록 

함께한 하얀 설렘들 
빨갛게 익은 뭉클함이
가슴을 살짝 얄궂게 할
낭만의 날이 올 수 있도록

한 살 더 먹기 전에
얼어붙은 겨울 오기 전에
나지막이 낙엽 뒹구는 거리 거닐며  
자지러지★는 추억 속 꽃동산의 인연이길

★자지러지다 : 여기서는 ‘정교하고 아름답다’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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