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종일보] 정기옥 기자=이창봉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위로慰勞’(월간 순수문학간행)를 최근 출간했다.

이창봉 시인은 1962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했다. 경동고 상단 문예반에서 시 창작을 시작했고 중앙대학교, 동 예술대학원 문학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이 시인은 1997년 현대시학에 <종이비행기를 접으며>외 5편이 정진규, 이승훈, 박상배 추천으로 등단하며 작품발표를 했고 시집으로 2006년 <헤이리노을>을 현대 시단에서 출간했고,2019년 <낙타와 편백나무>를 푸른사상에서 발간했다.

중앙대 예술대학,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 미디어 스토리텔링 전공 교수(겸임)로 재직하며 시와 예술 등을 강의 하고 있다.

그리고 해공 신익희연구소장, 남촌문화예술원장으로 문학예술 발전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

한양대 국문과 교수 윤석산 시인(전 시인협회 회장)은 시 해설에서 이창봉 시인은 사물의 내포적 본질을 직관으로 바라보고 직관적이고 또 열정적 미토스의 언어를 통해서 시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나아가 풍부한 상상을 통해 시적 울림을 극대화하고 있는 시인이라고 평가한다.

이창봉 시인의 시를 읽게 되면 우리는 사전적 의미를 뛰어 넘어서 우리가 관습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며 이러함은 곧 일상화된 삶에 충격을 주어 사물, 사실과의 신선한 만남을 이루게 하는 현대시의 중요한 기법인 '낯설게 하기'의 한 모습을 보여 준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창봉시인은 이번 세 번째 시집 발간하면서 지역 문화예술 단체인 남촌문화예술원 주최로 6월30일 4시 경기 광주 '일곱 계절의 정원'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하며 독자와 만날 계획이다.

이어서 8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2번째 북 콘서트를 열며 오는 11월에는 서울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 졌다.

이창봉 시인은 이 시를 통해서 시대에 소외 받고 상처 받은 이웃들에게 작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말하고 시인은 시를 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며 이때 오직 자연의 의미와 존재를 오롯이 만나며 그 속에서 신이 가르쳐 주는 말을 들으며 옮겨 적는다.

이로써 가슴에 품고 사는 종이꽃이 생생한 생화가 되어서 세상을 활짝 밝히게 하는 꿈을 꾸며 산다. 앞으로 현대 미디어를 통해서 많은 대중들이 좀 더 공감하는 시를 쓰고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와 해설)

              밥  은

                            이창봉 시인

밥은 얼마나 아름다운 안부(安否)인가

수수깡처럼 마른 내 영혼을 깨운다

할머니

어머니

아내내

밥 안부가 궁금해 물어 오면

밥을 먹지 않아도 힘이 난다

안부는 생명을 걱정하는 글

가까이 있어도 그게 늘 궁금해야 한다.

[밥은 시평]

예부터 우리네 인사법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밥'이다.

진지 잡수셨습니까. 우리의 어린 시절 동네 어른을 만나면 으레 드리는 인사말이다.

어디 먼 곳으로 떠났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젊은이를 만나면, 어른들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밥이나 제대로 먹고 다녔더냐? 안부를 묻는다.

'밥'은 우리의 따듯한 안부이다. 이러한 인사말은 살아있는 안부로, 이를 듣는 우리의 영혼을 훈훈하게 해준다. 실제로 따듯한 밥 한 그릇을 먹는 것과도 같이, 절로 훈훈해지는, 그래서 때로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 안부, 밥 안부가 된다.

시인은 밥은이라는 시를 통해 얼마나 아름다운 안부(安否)인가라고 말한다.

그렇다. '밥'은 살아있는 우리의 안부이다. 그것도 아름다운 안부이다. 그래서 '밥'은 때때로 할머니, 어머니, 아내의, 그 이름만 들어도 이내 정겨움이 되는, 그런 안부가 된다.

이 안부는 우리의 생명을,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참으로 따듯한 마음으로 우리의 삶 속, 깊이깊이 파고들며 우리 전신을 흔든다. (윤석산 시인)

     경동시장에서

                   이창봉 시인

남의 짐을 지고 사는 김씨

21세기만 아니었다면

제 값을 부르고 살았을 텐데

공치는 날이 많지만

버릇처럼 지게를 메고 경동시장으로 온다

나도 그렇다

아무 일 없어도

내 길 잘 걷고 있는 지

버릇처럼 경동시장에 온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어머니 손잡고 걸었던

그 때가 그리워 경동시장으로 온다

겨우 시금치 한 단 사더라도

걷다가 때로는 길을 잃더라도

경동시장에 오면 밝아지는 마음

든든하고 따뜻했던 어머니 손

거기에 그 추억의 힘이 있다

[경동시장에서 시평] 경동시장은 청량리 인근 제기동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서울의 동쪽 지역에 있는 시장이라고 해서 경동이라는 이름을 얻은 듯하다.

이창봉 시인은 이 인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모양이다. 경동시장은 시인에게 있어 그리운 추억이 자리한 지역이다.

시인은 아무 일이 없어도 나의 길을 잘 걷고 있는지 버릇처럼 경동시장을 찾아온다. 그곳 경동시장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어머니와 함께 손잡고 걸었던 그런 곳이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도, 손을 잡아 줄 그래서 세상의 길 잃지 않고 갈 수 있는 아 어머니. 시인은 그때가 그리워 경동시장으로 온다고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또 지극히 작은 그러한 삶의 일부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러함이 진정 우리의 삶,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며 어느 무엇보다 소장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창봉 시인은 아주 미세하고 그래서 자칫 우리가 놓쳐 버리기 쉬운 삶의 소중한 부분을 이렇듯 시의 세계로 이끌며 우리의 잃어버린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윤석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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