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희 수중 운동사
장윤희 수중 운동사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 일까?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일까?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또 의미를 생각하며 몸소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출발점은 같다. 하지만 각자가 자라온 배경과 환경에 따라 나뉘고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난, 나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 보며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만큼은 항상 최고라고 생각했다.

수영 강사로서 지난 17년은 수많은 추억과 생활체육 일환으로 처음 개최되었던 마스터즈 대회에서 갑진 성과를 거두며 짜릿한 맛도 보았고, 그래서 비장애인에 대한 강습에는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다.

얼마 전 우리 복지관에 제27회 대전시 마스터즈 수영 대회가 개최된다는 포스터를 보는 순간 나의 20대 청춘을 받쳤던 세월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어른거림에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추억의 타임머신이 되어준 포스터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복지관에 입사하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우연히 TV 프로그램에서 장애를 가진 아동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싶은 엄마의 애끓는 모정을 보았다. 그 순간 나는 마지막 수영강사 생활을 나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 동기에 대해 면접관님이 질문을 하셨을 때 "장애아동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좋아서"라고만 대답했다. 대부분 수영강사 선생님들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수영장 출입을 꺼려하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아이에게 수영을 지도해 주기 어렵다"는 답변들을 한다고 들었다. 

어떤 장애아동 엄마가 수영장 청소부터 허드렛일을 하면서 아이가 수영을 배우기 되었다고 하셨던 말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그리고 난 대의 명분을 가지고 당당하게 복지관에 지원하게 되었다.

복지관에서의 수중 운동사로서의 시작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2009년, 병원에서 수치료라고 물을 이용해서 마사지나 보조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 또는 물의 저항을 이용하여 근력운동 부력을 이용한 관절운동 등을 진행했다.

병원의 수 치료사는 물리치료사들이 겸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직률도 많았다. 또한 물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적응단계가 없이 진행이 되다 보니 강직이 된 상태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한 달간 참관 교육을 갔다가 실망만 하고 돌아왔다. 나는 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우리 복지관만이 할 수 있는 수중재활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뇌병변 및 지체 장애인 아동을 대상으로 1대 1로 일주일에 2번씩 24개월 동안 물 적응부터 수중운동, 수영에 이르기까지 아동들의 운동 기능 수행 능력에 따라 지도하는 수중 운동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힘들어서 '내가 너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건 아닌지' 라는 회의감이 여러 번 들었다. 수중운동실이 너무 협소해서 실망한 어머니들께서 상담 후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나 또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 당시, 병원에서의 수치료실은 넓이, 수심 모두가 일반 수영장보다 조금 작은 시설인데 우리 복지관은 목욕탕의 욕조 수준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누군가! 나 자신에게 오기가 발동하면 절대로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다. 나를 이곳에 있게 해 주신 관장님께서 시설에 대한 이용인의 불만이 많아도 "무에서 유를 창출해라!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라"라고 하셨다. 사업 평가 때 슈퍼비전을 주셨던 생각이 요즘 자주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수중운동실의 단점은 아동들의 물 적응을 위한 공간으로는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옆 수영장까지 병행해서 수영 영법까지 지도해 주는 곳은 우리 복지관뿐이라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한번 이용을 하신 분들은 계속 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였다.

시설을 보고 돌아간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닌 것을~~
내가 생각하는 수중재활운동은 장애를 가진 모든 아이들이 물속에서 만큼은 스스로 움직이며 자유를 만끽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난 이곳에 오는 아들 딸 같은 장애아동들이 수중운동을 통해 송무학수 (松茂鶴壽)하듯, 푸른 소나무처럼 늘 젊게 살고 학처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를 염원하며 ) 장애아동들의 엄마역활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한다.  

어제 관장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나니 사랑하는 아이들의 밝은 얼굴이 크로즈업 되어 다가온다.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