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판 길
염재균 시인
조심조심 걸어도
잠시 한 눈 팔아
엉덩방아 찧으면
전해지는 아픔
언덕배기 빙판길
밤사이 내린 눈
남겨진 하얀 발자국
홀로 사는 할머니
쌓인 눈 원망하며
빗자루만 만지작
찬바람 불어대도
좋아하는 아이들
왁자지껄 미끄럼질
엉덩방아 찧으며
옷 젖는 줄 모르는
언덕배기 빙판길
조심조심 걸어도
엉덩방아 찧어대는
추억의 언덕배기
제설용 염화칼슘
눈 위를 덮으면
아이들의 웃음소리
사라진 그곳
눈은 방긋 코는 삐뚤
언덕배기 눈사람만
빙판길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