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판 길

         염재균 시인

▲ 염재균 시인

조심조심 걸어도

잠시 한 눈 팔아

엉덩방아 찧으면

전해지는 아픔

언덕배기 빙판길

 

밤사이 내린 눈

남겨진 하얀 발자국

 

홀로 사는 할머니

쌓인 눈 원망하며

빗자루만 만지작

 

찬바람 불어대도

좋아하는 아이들

왁자지껄 미끄럼질

 

엉덩방아 찧으며

옷 젖는 줄 모르는

언덕배기 빙판길

 

조심조심 걸어도

엉덩방아 찧어대는

추억의 언덕배기

 

제설용 염화칼슘

눈 위를 덮으면

아이들의 웃음소리

사라진 그곳

 

눈은 방긋 코는 삐뚤

언덕배기 눈사람만

빙판길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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