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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다운 어른이 없습니다.
▲ 홍승표/ 전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

“어른이 살아 계시면 어른 뜻에 따르고 돌아가셨으면 살아생전의 행적을 살펴 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른의 뜻에 따르라는 말은 효를 행하라는 의미지만 역설적으로 어른도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지요. 

시골에 살 때 마을에서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어른이 있었습니다. 마을의 대소사나 다툼이 있을 때 중심을 잡아주는 어른이 있었던 것이지요. 

사회적인 이슈가 대두되거나 혼란스러울 때면 준엄하게 일갈하는 큰 어른도 있었습니다. 마을이나 나라 사람들이 찾아가 가르침을 받거나 마음의 위안을 받던 어른다운 어른이 있었다는 말이지요.

언제부터인지 어른이 없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을에도 사회적으로도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것이지요. 각종 선거로 이념과 지역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민심이 찢어진 탓도 있습니다. 

어른은 옳은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고 잘못된 길을 가면 서슴없이 회초리를 들고 꾸짖는 분이지요. 그 회초리엔 일관성 있게 중심을 잡고 옳은 길로 인도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이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요. 어른다운 어른,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하는 어른이 없다는 사실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 이 시대의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을 가진 사람들은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고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치인은 많지 않습니다. 

장밋빛 청사진을 남발하고 당선이 되면 나라의 미래보다 정쟁을 일삼고 다음 선거만을 걱정하는 정치인이 많지요.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고 개탄한 어느 국회의장의 탄식이 세간에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내로라하며 사는 지도층도 별다르지 않습니다. 최고의 지성인입네 폼만 잡았지 세상 잘못된 일엔 나 몰라라 하고 정치권이나 기웃거리니 한심한 일이지요. 잘못된 일에 쓴 소리 한번 못하는 건 지도층도 어른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을 폭행한 지방의원이 있지요. 지역 후배가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8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을 한 시의원도 있습니다. 

해외연수를 하면서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군의원도 있지요. 현지 가이드의 변호인단은 군 의원들이 법위에 있는 사람들처럼 행동했다며 5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마디 사과도 없었지요. 

인격이 모자란 사람이 완장을 찬 겁니다. 완장은 그 자체로 사회적 리더이고 어른이지요. 그걸 모르면 완장의 권위는 사라지고 어른 대접받기 어렵습니다. 그게 세상 이치이지요.

어른들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만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점은 존경합니다. 빈민국을 선진국 언저리에 올려놓은 사실도 공감하지요.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닙니다. 이제는 사람을 사람답게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지요. 자신의 꿈을 이뤘다고 자만해선 안 됩니다. 

우리 국민이나 나라가 올바른 길로 가고 수준 높은 국격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자신의 꿈을 이뤘다고 권력을 남용하고 갑 질을 일삼으면 안 됩니다. 

자신의 꿈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고 나라의 가치와 품격이 높아지도록 솔선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나누기보다 갑 질을 일삼는 어른이 많은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 누리고 책임은 회피하는 건 비겁한 일이고 어른의 품격이 아니지요. 어른답지 못한 사람들이 잘났다고 나대는 세상이 되선 안 된다는 말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진심어린 마음이지요. 세상 사람들의 거울이 되고 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어른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와 미래의 꿈을 밝혀주는 존경받는 등불이 되는 것이지요. 늘 구멍 뚫린 것처럼 허전한 사람들의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어른다운 어른, 꿈 넘어 꿈을 펼치는 존경받는 어른이 많아지기를 소망해봅니다.

김용복 논설실장  kyb1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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