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떤 존재인가?(Freedom is not free)

▲ 장인순 (전)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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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your name and age!

우리는 우리의 이름과 나이를 자랑하고 사랑할 수 있는가?

동물은 생존을 위해 진화를 택했지만, 인간은 진화 대신 학문을 택했다.

인간은 유일하게 땅 보다 하늘을 더 많이 쳐다보면서 사는 존재이다. 등을 땅에 데고 편안히 누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밤에 잔디밭에 누어 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면서 윤동주 시인의 “별을 헤는 밤”을 음미하면서 사고하고 먼 하늘에서 꿈을 캐는 인간 그래서 모든 학문 중에서 천체물리학이 맨 먼저 생긴 학문이 아닌가. 또 인간은 많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무지/무능하게 태여 나지만 멍청하게 태어나지 않아서 교육의 효과가 쉽게 나타난다. 교육은 자유라는 황금의 문을 여는 열쇠로서, 인간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인간은 말보다 미소를 먼저 배운다. 세상에 태어나 엄마가 젖을 물려주지 않은 면 스스로 젖을 먹을 수도 없는 나약한 존재로서, 처음에는 기어 다니다가 시간을 인식할 때 쯤 되면 걷기 시작하고, 다섯 살 정도면 글을 읽고, 열다섯 살 쯤 되면 미분방정식을 이해하고 풀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날쌔고 영리한 개나 고양이 그리고 원숭이나 오랑부탄을 얼마나 교육을 시켜야 글을 읽고 미분방정식을 풀 수 있을까? 무엇이 인간을 이렇게 스마트한 존재로 이끌었을까? 놀랍게도 인간에게는 다른 포유류에서 불수 없는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시간개념과 문자와 숫자를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지혜이다. 그래서 동물은 배가 부르면 사냥을 하지 안치만 인간은 배가 불러도 사냥을 하는 이유는 시간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한국의 참새나 미국의 참새가 모두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인간은 전 세계에 수천 개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데 문법이 다르고 억양이 다르고 글씨 모양이 다 다르다. 조그마한 한국도 지역에 따라 억양이 다른 얼마나 많은 사투리가 있는가?

인간은 왜라는 질문을 수 없이 하는 존재로써 유한한 삶을 살면서 무한을 논하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 이 직관이 무한한 존재인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혜이기도 하다. 세상에 태어나 말보다 미소를 먼저 배운 인간은 문자와 숫자를 사용할 줄 아는 지혜에 무한이라는 직관을 더 하여, 숫자에 시간의 개념을 접목시켜 과학문명을 이루고, 나아가 우주의 신비를 찾아 하늘에서 꿈을 캐는 존재이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데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은 놀랍게도 빛보다 빠른 상상력으로 시공을 넘어 우주의 끝자락을 탐색하고 아무것도 없는 진공의 세계에서 비움의 미학을 통해서 인간의 존재의미를 확인하는 작은 거인이 바로 인간이 아닌가!

인간만이 가진 직관과 상상력은 인간이 가진 능력 중,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이루어 낸 대부분의 역사가 직관과 상상력에서 생긴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질문은 생각을 정리해주는 도구이자 자신의 의도를 남에게 가장 빠르게 강력하게 전달시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것으로 왜? 하면서 사고하고 고민하는 동안 “질문의 근육”을 단련시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면서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에 굴복하지 않고 오직 나답게 내 생각 데로 살 것인가, 아니면 사는 데로 생각할 것인가는 하는 것은 각자의 자유이고 선택이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우리에게 허락된 하루는 어쩌면 천 년의 시간과 같을 것이다. 살아있다는 사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축복이라 생각한다면 망설이고 주저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시간성안에서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존재이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희망이기에, 어제와 다른 오늘이 있고, 또 다른 내일 있어 행복한 존재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오면서 자기의 이름이나 먹은 나이를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다면 제대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간의 삶은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힘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유일하게 자기의 조국이나, 종교나 혹은 사랑을 위해서 생명을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유일한 존재이다.

인간은 인간만이 가진 다양성 때문에 단수인 인간은 복수의 삶을 살아간다. 어떤 동물 보다 가장 다양한 직업이 있고, 가장 다양한 음식을 먹고, 가장 많은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많은 범죄를 범하면서도 신을 믿는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은 남을 험담하고 흉을 보는 유일한 존재이다. 인간은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질서를 부여하는 특이성이 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소리나 빛에 그리고 그 많은 별에, 달 표면에 이름을 지어 준다. 바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용할 줄 안다. 인간은 약속을 하고 약속을 지키는 존재이다. 많은 약속 중에서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나이를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남의 생각을 읽을 줄 안다. 빨가벗고 태어난 인간만이 유일하게 지구상 춥거나 덥거나 어느 곳이든지 살 수 있는 것은, 수학/바로 기하학적인 직관으로 2차원의 천으로 3차원의 옷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많은 과학 이론 중에서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시간의 상대성이론이다. 놀랍게도 시간 흐름 속에서 사는 인간이 시간을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대성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 빨리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뜻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은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흘러 긴 삶을 산다.”는 뜻이다. 삶이란 인간이 시간과 공간을 부여받는 것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의미를 결정할 것이다. 우리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 시간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시간은 일방통행으로 지나간 시간을 되돌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고 동시에 가장 강력한 독재자이다. 인류의 역사가 강자와 약자의 싸움이라면, 이 시간이라는 독재자에게 도전을 한 것이 과학이다. 과학은 시간과 공간을 극복해서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이다.

인위적으로 수면을 중단하는 종은 동물중 인간이 유일하다. 나는 매일 새벽 5시에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춥거나 덥거나 운동장에서 6km 조깅을 하면서,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 될 거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매일은 축복이고 희망이다.

처음처럼(누군가의 글?)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을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을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그래서 인생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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