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지킴이

▲ 송미순/시인

 

2018년 어느 한겨울 12월에 거센 눈보라가 치던 날

자살 위험에 처한 사람의 마음을 치료를 위해서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말못 하는 사연들 초면에는 어설프게
 말문을 열지 않고 마음에 문을 닫아버린 상태로
반갑게 맞이하지 않고 낯설게 반긴다.

방바닥에는 여기저기 약봉지는
나뒹굴고 방안에는 냉랭한 찬바람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살얼음판 냉기가 등짝이
 오싹할 정도로 온 털들이 솟구친다.

몇 시간 동안 가정사를 털어놓고
들어 주기 시작하면 눈물을 흐르기
시작합니다
죽고 싶을 만큼 아프기에 수면제를
한알 한알 모아 두기 시작하면서
그 한 알이 병으로 한 병 한가득 채우게
되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모으셨냐고 하시니
남편은 젊으신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시고 자식마저
노름에 탕진하고 부모를 배신하고
빚쟁이에게 쫓겨 다니며 도주하고
다니니 부모로서 어찌 살아갈 수 있겠냐며
 매일매일 사막위 살 얼름판에
사느니 차라리 소주에 약을 타서
한번에  먹고 죽는 것이 났다고 한다.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85세 할머니
고통 속에서 구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나는 상담을 하면서 복지센터에 연계를 해 드리고 운동으로 케어를 할 수 있도록 연락망을 취하게 되었다.
1주일에 한번씩  갈비뼈가 찌르르 찌르르 아파옴을 울부짖고 신경외과와 피부과 병원에 탄방동 끝에서 용문동까지 손잡고 발품 뚜벅이로 다리가 편찮으신 관계로
왕복 4시간을 걸어서 치료해드리고
점심은 서구 노인 복지 센터에
점심 식사를 하시도록 연계를 해드리고 왔다.
1주일에 이렇게 한 번씩 상담을 하고 병원치료를
해 드려서인지 많이 얼굴도 좋아지시고 아픈 피부병도
사라지게 되었다.

어느덧 3개월 동안 서로 정이 들고 나니 자식들이 몇이고 상세하게 말씀을 해 주셨다.
그전엔 자식이 없다고 뚝 때신 분께서 스스럼없이 속내를
들추며 말씀하신다.
현재 15만 원의 월세방 허름한
단칸방  스라브 집에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겨우 들어 갈 수
있다.
벽은 다 갈라지고 황색 테이프로
여기저기 붙어 있는 모습
가슴이 미어진다.
독거 할머니 벌써 한겨울이라
12월이 되니 난방 시설도 되지 않아
발이 너무 시려워 난 이 댁에 다녀오면 몸살감기가 나버린다.
갈까 말까 많이도 망설였지만 그래도 할머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것 생각하니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걷고 있다.

세상에 괴로움이 많다지만
죽음보다도 더한 것은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고 있는 모습들을 보라.

이런 현장에서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프다.
누구는 집값이 올랐네! 어디는 투기지역이라네
나는 이런 말들이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 잠 못 이루지 못할 때가 많기도 하다.
탄방동에 거주하시고 계신 독거 할머니 난 3개월 동안 상담을 하면서 많이 정이 들었다.

대한적십자사의 회원으로서 도와주기로 했고
 동주민센터 동장님께
부탁을 드려 저소득층 생활 생계비와생활비를  연게를 해 주게 되었다.
가끔 뵙게 되면 은인이라고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신다.
그때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면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라고
제가 해드린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저 보건소에서 저의 업무만 했을
뿐이라고 전한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도 귀한 목숨이
아닌 사람은 없다.
누군가 옆에서 작은 관심일 수도 있다.
주위에 작지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소중한 생명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분들께 새로운 바람을 불어주고
새로운 희망과 등불이 되어 주는  나눔으로
꽃피우는 작은 사랑을 나누는
그날까지 나의 뚜벅이는 계속될 것이다.
누군가 행복해 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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