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상현/ 인문학 박사

작금의 대한민국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열(熱)도가니’ 라고 할 수 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정제하지 않고 쏟아내는 막말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보자. 왜 열도가니 인가를.

첫째, 끊임없는 북한의 군비축척이다. 세계의 눈을 주목케 하고, 뒷돈 대주는 남한을 조롱이나 하듯이 연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제 대응은커녕 말조차 할 수 없어 멍하니 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그래 이런 꼴을 보려고 김정은 손 맞잡고 휴전선을 넘나들었단 말인가?

둘째, 경제의 추락이 국민에게까지 체감되어 각종 경제지수의 하락이 연일 TV화면을 달군다. 이 또한 서민의 애환을 정부는 멍하니 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들어보라, 국민들의 절규를.

셋째, 일본과의 경제보복 전쟁이다. 이제 실제의 전면전으로 돌입된 듯하다. 서로를 비방하고 서로에게 보복을 다짐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전쟁선포의 신호탄이 올랐다. 연일 대결과 자중의 목소리가 온 천지를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죽이 끓듯 요동을 치고 있다. 왜 아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분석한 다음 원인 제거를 해야 할 것이다. 원인부터 분석한 다음 대응하기 바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시국을 볼 때 희망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나마 정치권에서 한국당이 원내로 복귀하여 민생을 챙기는 것 같은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느닷없이 유승민을 끌어들여 합당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중부권에서는 이를 염려하는 필진들이 모임을 갖게 되고 나경원대표의 경거망동에 대책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경거망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유승민이 누구인가 주군을 배반하고 당을 뛰쳐나가 별도의 살림을 차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배신자가 아닌가? 우리는 불과 3년 전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정치적 불행을 겪었다. 대한민국은 요동쳤고 그 후유증은 아직도 아픈 상처를 남긴 채 치유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그 상황의 핵심인물이요 주모자인 유승민과의 통합은 일고의 생각조차 이해 할 수 없는 착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

유승민 배신자와 통합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혹 몇 사람의 국회의원이 한국당으로 옮겨지는 미세 효과는 있겠지만 또 다른 갈등의 화약과 뇌관을 품게 되는 것이다.유승민과의 통합은 나경원 대표와 유승민이 서로 각자의 다른 이익을 생각하고 작은 일에 매달리는 격이라 할 수 있다.따라서 이러한 생각은 모두를 속이고 당시 탄핵을 반대하던 사람들의 잠잠해하던 분노에 다시 불을 댕기는 결과가 될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한(韓)나라의 법가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기원전 280 ~ 223)의 예지력이 놀랍다. 그는 천장길이의 엄청난 제방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백보나 되는 큰 집도 굴뚝 틈새의 불씨로 잿더미가 된다고 하였다. (千丈之堤以蟻之穴潰 百步之室以突隙之煙焚(천장지제이의지혈궤 백보지실이돌극지연분)

배신자 유승민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한번 배신한 사람은 또 다른 배신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급하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능한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당(黨)이 되어야지 배신자를 오늘의 동지로 내세울 수 없고, 그런 무리들과 통합하는 정략은 결국 정치적 꼼수라는 비판을 물리칠 수 없을 것이다.

정치적 큰 그림을 그리는 인물(나경원 대표)은 去者不追 來者不拒(가고자 하는 사람 쫓지 않고, 오고자하는 사람 막지 않는다)의 통 큰 지도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사기(史記)에 安危在出令 存亡在所用(안위재출령 존망재소용) 곧 나라의 안위는 어떤 정책을 내는 가에 있고, 나라의 흥망은 어떤 사람을 쓰는 가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두고 보라. 유승민을 끌어들인 뒤 오는 후 폭풍을.

조선시대 이정구(李廷龜)선생의 충언을 보자.

國必自伐而後外寇伐之 人必自戕而後 客邪戕之(국필자벌이후외구벌지 인필자장이후 객사장지)

곧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혼란이 있은 후에 외적이 와서 치고,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자신을 해친 후에 사특한 기운이 와서 해친다.

나경원 대표는 유승민을 끌어들이기 전에 한국당에 도사리고 있는 김무성부터 쳐내길 바란다. 곪아 터진 살은 도려내야 새 살이 나오는 법이다. 유승민과 김무성이 있는 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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