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목전에 둔 경칩
간밤에 비 내려
대지는 생기를 품어 안는다

봄 향기 그리워
내가 어느덧 냇가에 

아직도 찬바람
냉냉한 잔물결 일으키고
선잠 깬 개구리는 또 속았다

봄이 그냥 오는가
세상이 그냥 되어지랴

능수버들가지
부들부들 늘어지다 오므리고
부처님처럼 실눈 뜨던
목련몽우리 다시 감는다

전령사들 바삐 움직이지만
동춘冬春전쟁 얼마를 더해야
봄이 차지하는 걸까.

▲ 조남명 시인
- 한국문협, 대전문협, 충남시협 회원
- 한울문학상, 대전문학상 수상
- 시집 : '사랑하며 살기도 짧다' 등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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