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재균 병역명문가 / 수필가

추맹가모(鄒孟軻母)

자식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표본(標本)이 되는 어머니상(像)을 보여준 추(鄒)고을 맹가(맹자의 본명)의 어머니로 현모양처(賢母良妻)를 말한다.

우리 선조 중에서도 맹자의 어머니처럼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한석봉의 어머니와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있다. 맹자 어머니의 역할과 며느리의 시어머니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추맹가모’는 시민대학의 고사 성어(지도교수 :장상현)에서 배운 내용이다. 살펴보자.

전한 유향의 열녀전(前漢 劉向의 烈女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맹자는 어렸을 때 집을 떠나 학문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중도(中途)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맹자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었다. 맹자의 어머니가 물었다. “배움은 어디까지 이르렀느냐?” 맹자는 “그저 그렇습니다.” 라고 하자 맹자의 어머니는 칼을 집어 짜고 있던 베를 잘라 버렸다. 맹자가 두려워하며 그 까닭을 물었다. 맹자 어머니는

“네가 배움을 도중에 그만 둔 것은 내가 짜던 이 베를 다 마치지 못하고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 무릇 군자는 배워서 바른 이름을 세우고, 물어서 지식을 넓혀야 한다. 그렇게 하면 머물러 있음에 평안(平安)하고,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해로움을 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공부를 그만두면 하인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되고 재난에서 떠날 수 없다. 베 짜는 일을 그만 둔다면 어떻게 식구(食口)들의 옷을 해 입히고 오래도록 식량(食糧)이 떨어지지 않게 하겠느냐! 여자가 생업(生業)을 그만두고 남자가 덕(德) 닦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되면, 도둑질 아니면 남의 종노릇을 하게 된다.”

어머니 말씀을 들은 맹자는 두려워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쉬지 않고 공부하였다.

맹자는 자사(子思)에게 배워 마침내 천하에 이름난 선비가 되기에 이르렀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어머니가 되는 도리를 알고 있었다.’ 『시경(詩經)』에 “아름다운 님 에게 무엇을 가르칠까?”는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맹자가 장가를 든 후의 일이다. 맹자가 방에 들어가려는데 부인이 방안에서 웃옷을 벗고 있었다. 맹자는 이를 불쾌하게 여겨 나와서는 다시 들어가지 않았다. 맹자의 부인은 시어머니에게 이를 알리고 친정으로 돌려보내 주기를 청하였다.

“저는 내실의 일에 대하여는 부부(夫婦)의 도리를 논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혼자 방에 있으면서 그 예(禮)를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보고 화를 내며 불쾌해 하는 것은 저를 손님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여자의 도리는 손님의 방에는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 저를 저의 부모가 계신 곳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말하였다.

“예(禮)에 따르면 문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누가 있는가를 묻는 것은 경의(敬意)를 표하기 위하여서이다. 또 마루에 올라갈 때 인기척을 내는 것은 안에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왔음을 알리기 위하여서이다. 그리고 방에 들어갈 때 눈길을 반드시 아래로 하는 것은 남의 허물을 보게 될까 조심해서이다. 지금 네가 예를 잘 살피지 못하고, 오히려 남에게 예를 갖추지 않았다고 책망(責望)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냐?”

맹자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에게 사과하고 떠나지 않게 하였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예(禮)를 알뿐더러 시어머니가 갖추어야 할 도리에 밝았다."

오늘날 산업화로 인한 핵가족화로 인해 마마보이와 헬리콥터 족 부모가 우후죽순처럼 생겨 부모에 대한 의존과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그들의 미래가 걱정이 된다.

‘마마보이’란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소년이나 남자로, 어머니에게 강한 애착, 집착을 가지는 남자를 말하며, ‘헬리콥터 족 부모’는 1991년 뉴스위크지에 네드제먼이 처음 소개한 말로, 자녀에게 언제나 잔소리를 하고 학교와 교사에게 간섭을 하는 부모를 말하며, 자녀를 ‘마마보이’로 만들어 자기 의사결정권과 독립심이 전혀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이 고사성어가 주는 교훈에는 자식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자식에게 의.식. 주 보다는 좋은 생각, 바른 행동을 가르쳐야 하고, 자식에게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여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 돼 있다.

“黃金滿䕦이 不如敎子 一經이요, 賜子千金이 不如敎子 一藝니라”

(황금만영이 불여교자 일경이요, 사자천금이 불여교자 일예니라)

황금을 광주리 가득 주는 것보다 자식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이 낫고, 자신에게 천금을 주는 것보다 한 가지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자녀의 올바른 가르침을 위해서는 고기를 잡아 주는 것 보다는 낚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 더욱 더 필요하다. 

우리는 자식교육을 위해 세 번의 이사를 하여 훌륭한 성인이 되게 한 맹자 어머니의 삼천지교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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