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봉 시인/평론가

어른이 어른다운 행동을 해야 존경받는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요즘 정치인들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인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은 우리의 갑질 문화가 정치권에까지 확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심히 우려된다 아니할 수 없다.

김포에서 김해공항까지 가기 위해 공항에 나타난 김 의원은 “신분증을 케이스에서 꺼내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며 욕설을 하고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항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의원은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행 항공편을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던 중 공항 직원이 투명 케이스에 있는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달라고 하자 “이 XX들이 일 똑바로 안하네.”라며 공항공사 사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필자 같은 보통사람들은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행동이었다.

검색대를 통과하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은 보통의 상식이다. ‘내가 국회의원인데, 그것도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나를 몰라보고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 한다고 갑질을 한 것이다. 검색 요원에게 호통치고, 욕설을 퍼붓고 말이다. 이 얘기를 듣고 나니 심한 배신감과 함께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막말은 하지 않고 조용히 얘기했다 하면서 CCTV’를 공개하라는 데는 묵묵부답이었다. 사과하는 선에서 일단락 되었지만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 대표는 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서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 ‘장애인 비하’도 유분수지 대표라는 사람이 할 얘기인가 말이다. 이 대표는 이 말을 하기 직전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하다 “제가 말을 잘못했다.”고 하기도 했다. ‘신체장애인=한심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려다 실수했다고 정정한 뒤, 곧바로 비하 발언을 다시 이어간 것이다.

이는 “전체 장애인의 인격과 자존감을 짓밟고, 약자와 소외계층을 무시하며 자신만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드러낸 망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잖아도 “정신적·육체적 질환으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비정상이라 지칭하며 그들의 인격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망발을 했으니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대표는 전(의원 시절)에도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 퇴비 냄새가 난다고 세종시청에 전화를 걸어 진상 규명을 촉구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골 마을에서 퇴비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그걸 시청에 민원으로 제기해 시정해 달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 시청 고위공무원들이 이 의원 집을 방문하여 진상을 밝히겠다는 등 호들갑을 떨게 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필자는 이 의원을 ‘퇴비 의원’이라 명명하면서 갑질 문화에 대한 심정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또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베트남 친딘중 경제부총리와 면담 중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잊혀질 만하면 터져 나오는 의원들의 갑질 문화를 국민은 언제까지 보아주어야 하는가 심히 걱정된다. 어른은 어린이의 도덕 교과서라는 걸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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