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밀림에는 최상위 포식자로 불리는 재규어가 있다. 재규어와 비교되는 맹수 가운데 하나가 퓨마다. 퓨마는 시속 70km에 달하는 속도로 질주하고, 한 번에 12m를 도약하며, 4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 뛰어난 운동능력을 지녔다.
순수한 신체 능력과 무는 힘에서는 재규어가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강력한 포식자가 존재한다고 해서 다른 맹수가 존재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에 밀림의 생태계는 유지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할 때 건강하게 작동한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다른 한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권력의 균형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정치를 바라보는 일부 보수·중도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의 모습에서 깊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정부·여당을 상대로 국민이 공감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거나 정책을 날카롭게 검증하는 모습보다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민을 어렵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판단되는 사안이 나와도 이를 정치적 의제로 발전시키고 여론을 형성하는 전략과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기보다 여당의 실수만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때도 있다.
정치는 용기가 필요한 영역이다.
앞장서는 사람은 비판도 받고 공격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한다면 야당의 존재 이유는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에서도 퓨마는 무리를 이룬 코끼리를 쉽게 공격하지 못한다. 약한 존재라도 협력하면 강자를 견제할 힘을 얻는다. 야당 역시 내부 갈등과 계파 싸움에서 벗어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논리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견제 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필요하면 보완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형사사법 제도의 변화는 국민의 권리와 직결되는 만큼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며, 시행 이후의 부작용을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방식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범죄 피해자 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야당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러한 쟁점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역할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여당이 강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약해서 정치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차라리 국민의힘은 해산하고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다시 출발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강한 문제 제기까지 나온다.
물론 정당 해산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매우 엄격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판단되는 사안이며, 정치적 불만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법적 요구가 아니라, 야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잘한 것은 인정하며, 잘못한 것은 논리와 대안으로 바로잡는 책임 있는 야당이다.
야당이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결국 새로운 선택지를 찾게 될 것이다. 정치의 생태계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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