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원히 150만 대전시민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하는가?

▲ 김용복 극작가

칼럼리스트

 

이렇게 말이다.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젊은이가 뭘 알았겠느냐고. 그저 군사독재와 싸우는 일이 올곧은 일이요, 젊은 피를 바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을 뿐이라고. 그러기에 군복무보다도 군사독재와 싸우는 일이 더 급선무인 줄 알고 그리했노라고. 군복무 30개월 하고 나오면 군사독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그리했노라고. 그래서 군사 독재를 막아내지 않았느냐고. 그러나 세월이 지난 오늘에 생각하니 국토방위 의무는 누구도 강제할 수 없는 우선순위라는 걸 깨닫고 있노라고. 그래서 그 죄 값으로 열심히 시장직 임무를 충실히 하겠으니 지켜 봐 달라고.』

허태정 그는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모르는 바보다. 왜냐하면 그 당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관련자 몇 명을 빼고는 모두들 싫어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장애인 등록시기에는 사회 권력을 갖고 있지 않은 소시민이었고, 그 어떤 지위나 압력을 가할 위치가 아니었으며, 의사의 진단을 받음은 물론, 행정 절차에 따라 취득해 떳떳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대전시민들의 의혹을 풀어줄만한 눈높이의 해명으론 볼 수 없다.

허태정 당선인이 왜 바보인가?

그가 발가락 절단으로 인한 병역 미필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평생 족쇄가 되기 때문이다. 족쇄(足鎖)를 아는가? 손목에 채우는 것을 수갑(手匣)이라하고, 발목에 채우는 것을 족쇄라 하는데 수갑보다 더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족쇄인 것이다. 그러나 허 당선인에게 채워질 족쇄는 발목에 채워지는 족쇄가 아니라, 육신 전체에 채워지는 족쇄요, 더 나아가 그의 명예는 물론 그 자손들에게까지 채워질 족쇄인 것이다. 그 불명예스러운 족쇄를 차고 어떻게 막중한 시장직을 맡을 것인가? 군사독재와 싸우기 위해 발가락을 절단하는 일도 용기이지만 그런 줄 알며 막중한 시장직을 맡겨준 시민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것도 용기인 것이다.

보라, 충남 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어느 출마자는 과거 보수와 좌파 대선에 끼어들어 유력했던 이회창 후보를 낙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그런 행위의 족쇄가 그를 영원히 따라붙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는 그런 족쇄가 붙어 있어 정치판에 끼어들면 영원히 안 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주동했던 한국당 김무성 의원이나, 바른 정당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탄핵에 동참했던 수십 명의 졸개 국회의원들과, 탄핵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방조했던 인물들에게도 이 족쇄는 영원히 따라 붙어 그들의 앞길을 가로 막을 것이다. 어찌 자기 형제를 적과 합세하여 죽게 하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그들에게는 국민들의 이런 원성이 평생을 족쇄로 작용해 그들의 앞길을 막을 것이다. 보라. 그들의 아성인 경상도마저도 이 족쇄가 작용하지 않았는가?

성경을 아는가?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누구나 살인자’(요한1서 3:15)라고 하였다.

성경에는 '미워하는 것'만으로도 살인자라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적과 야합하여 내 동료를 죽게 만든 살인자들인 것이다. 두고 보라. 선거 때마다 이 족쇄의 대가(代價)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한 마디 더하고 결론 맺자.

레미제라불에 나오는 장발장에 대한 얘기다.

장발장은 자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 그도 도둑질 한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가석방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기고 잠적했다.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 그 죄가 족쇄로 작용하여 시장에 임명된 뒤에도 평생을 자베르 경감에게 미행을 당했던 것이다. 그리고 죄를 고백하고 나서야 양심의 족쇄에서 풀려났던 것이다. 얼마나 개운했겠는가?

물론 남의 나라 이야기다. 허태정 당선자는 남의 나라 사람이 아니다. 그는 물론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증빙서류까지 증거로 내놓았다. 이런 행위도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모르는 행위인 것이다. 그의 말대로 현행법을 어기지 않았다 치자.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현행법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국민정서(情緖)법이다. 그 국민정서법이 이번 6,13선거에서 작용돼 전국에 파란색 물결로 뒤덮었던 것이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저 남녘 김경수 경남 도지사 당선인에게도 그 국민정서법이 작용됐던 것이다. 자기 동료를 탄핵시킨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위인(?)들보다는 그래도 당신들이 덜 밉다는 국민정서법.

허태정 당선인은 젊다. 전임 시장은 임기를 못 채우고 불명에 퇴임했다. 인심은 수시로 변한다. 앞으로 야당에 강력한 리더가 나오게 되고 그 리더가 쟈베르경감처럼 집요하게 파고들면 견뎌낼 자신이 있겠는가?

언젠가는 양심을 속인 자들은 자기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할 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오면 어느 누구도, 어느 곳에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세상인심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말이다. 한 마디로 충고 좀 하자.

"영웅이 돼라, 시민들의 눈높이로 고백하면 영웅이 될 것이고, 다가오는 미래는 허 당선인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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