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칼럼니스트

맹구부목(盲龜浮木)!

눈 먼 거북이가 깊은 바다에 표류하는 나무토막을 만난다는 이야기다.

큰 바다에 사는 한 마리의 눈 먼 거북이가 백 년마다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이 때 수면에 떠다니는 하나의 나무토막을 만나면, 그 나무토막에 의지하여 해동(海東)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행운인 것이다.

거북이와 나무토막의 만남,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더구나 깊고 넓은 망망대해에서.

그런 행운을 만난 눈 먼 거북은 얼마나 기뻤을까? 해동(海東)에 이를 수 있었으니.

지금 우리나라에는 눈 먼 거북이들이 해면(海面) 위로 올라와 방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무토막을 찾아야 목적지에 도달 할 수 있는데 눈이 멀었으니 나무토막이 가까이 있어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일찍이 나무토막을 발견할 수 없음을 판단하여 중도하차 했고, 그 외 눈 먼 거북이들은 아직도 가까이 있는 나무토막도 발견 못한 채 물에 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착하고 깨끗한 사람은 정치판에 어울리기 어렵다. 반기문 전 총장은 행정가이지 정치가는 아니었다. 그러니 남이 헐뜯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소화할 수 없었다. 필자도 옥에 티를 묻히게 될까 염려 했는데 중도 하차했으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충청도 출신인 필자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그는 도지사직을 두 차례나 연임하는 동안 도민들이나 국민들에게 이렇다 할 비난을 받지 않고 직(職)에 충실한 사람이다. 노사모에다가 민주당 옷을 걸치고 있으면서 그 티를 내지 않고 직(職)에만 충실했다. 어제(2월2일자) J신문사 기사에 보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불출마 선언 직후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민주당 후보 경쟁에서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안 지사는 23.7%를 얻어 31.4%로 1위를 차지한 문 전 대표를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필자가 훈수 좀 둬야겠다. 노사모와의 연(緣)을 끊으면 지지율은 남의 추종을 불허하리라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을 끊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노사모라고 추썩대며 날뛰는 무리들과의 연을 끊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충남 도민은 물론 전국에서 태극기를 든 민심과 말없이 지켜보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나무토막이 돼 줄 것이다. 생각해 보라. 촛불을 들고 이석기 석방이나 샤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시민이 백만, 이백만이라고 치자. 그러나 충청도 몇 백만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태극기를 든 시민과 그 외 촛불에 식상해 하는 국민들을 합치면 그 수가 얼마나 되는 것을.

필자에게는 일곱 남매가 있다. 우리 일곱 남매 모두가 중부권 언론에 글을 쓰고 있다. 노사모와 연을 끊는다면 우리 일곱 남매들 모두가 안 지사에게 나무토막이 돼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동(海東)에 이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래서 북(北)에 추종하거나 조종을 받는 일을 제거하고, 당선 되면 김정은부터 찾아간다는 쓸개 빠진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자를 정신 차리게 하도록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충청도라는 특정지역이나 이념에 의해 이루어진 정권교체가 아니라 보편적 연대의식을 갖고 있는 중도 보수들에 의해 이루어진 정권교체가 될 것이다.

단순한 세대교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변신인 것이다.

아~아 안 지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7년의 족적(足跡)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고, 노사모 핵심인물이면서도 노사모의 노선과 다른 길을 걸으며 그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또한 그러하다‘ 거기에 그는 젊고 눈도 밝으며 귀도 열려있다. 가까이 있는 나무토막은 물론 저 멀리 경상도나 제주도 강원도에 떠다니는 나무토막까지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그는 전라도에 가서는 호남의 아들, 경상도에 가서는 부산의 아들이라 외쳐대지 않았다.

안 지사여!

기회는 왔다. 눈을 들어 남쪽과 서쪽의 바다를 보라. 섬에 떠 있는 나무토막들까지 달려오고 있지를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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