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광노 / 본사고문, 세종인성학당장

폐교와 철거로 세종시 4-2생활권 개발지구에 포함된 우리시의 구 금석초등학교 부지는 1957년 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당시 심수동 선생이 4000여평 상당의 학교부지 헌납으로 연기군 교육의 미래를 연, 어찌보면 세종시 출범에도 안 보이는 교육정신의 씨앗이라 해도 된다.

당시 쌀값으로 백 섬인지 오백 섬인지는 모르겠으나, 금값이나 쌀값대비 현 싯가로 환산하면 적정여부는 별개라 쳐도, 현실 평당 100만원이면 40억이지만 족히 500만원 대라면 200억 원이라, 수십수백억 원 대의 엄청난 재산을 학교용지로 기탁, 대한민국의 미래와 어린이들을 사랑한 세종교육의 원천수라 해도 된다.

먼 훗날 국제화시대가 오든 특별시 자치시 행복도시가 되든, 인성의 근본은 교육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해도, 뵙지도 못한 심수동 선생의 후손사랑-교육장려 천년을 뫼실 정신이 든 세종시의 안 보이는 거대한 정신유산임을 의심하면 후손된 도리가 아니다.

그런 선생의 뜻을 받들어 오석(烏石)에 음각된 선생의 공적비가 며칠 전 무참하게 동강나 진흙탕에 쳐박혀 처참한 모습으로 나뒹구는 것을 본사 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경악한다. 이건 세종시 천년정신 정면박살이자 미래 살인 인 동시에 후손들 뒷통수를 치는 교육정신 파괴다.

그러나 첨단도시 세종에서 백주에 일어난 정신살인에 아무도 책임지거나 수숩한다는 사람이 없다니 싹수의 문제다. 그 돌덩이는 문화재도 아니라면서 뭔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돌비가 아니라는 듯한 그네들의 말을 듣다보니 뒷골이 땡겨 버린다.

행복청이냐 교육청이냐 LH냐 세종시청이냐... 종일 찾아다녀본들 들쿵도 않는 듯한 태도에 공연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필자는, 그분들이 알기나 했나 부수기를 했나, 혹은 행정실무 법제나 조례에 있지도 않은 걸 어쩌라는 건지 막역한 정신문화 보존과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정이나 아니면 본사가 라도 긴급 자금을 투입해 임시보관조처를 취할 각오로 돌아치고 전화하고... 참 초상난 것도 아닌데 공연히 엉엉 우는 것 같은 몰골이 우습지 않느냐는 자괴감마저 든 것이다.한마디로 정리하면 세종시에 그런 돌덩이나 돌비는 쌔버렸다. 시정도 바쁘고 교육청도 업무과다로 치여 죽을 지경일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지만, 다 빠뜨리고 가도 얼을 빠뜨리고 가면 안 된다. 세종시에는 보이는 정신과 안 보이는 정신이 실존한다.

연기군이든 충남 교육청이고 사랑의 일기 연수원 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심수동 선생의 그런 미래를 위한 위대한 정신이 세종시에 박힌돌 이고 기반이 되는 정신이다.

이 돌비석을 제 몸처럼 그걸 지킨다고 악을 쓴 구 연수원 대표의 애태움은 후손된 도리니까 그렇다 친다지만, 결국 목이 부러져 흙탕에 쳐박힌 저모양 저꼴의 세종시 교육 백년대계 정신이고 나발이고 몽땅 개 풀 뜯어 먹는 헛소리가 되면 어쩔 셈인가.

거들떠 보도 않는 노개념의 행복청장은 물론, 교육감이나 세종시장은 긴급조치 긴급처치 비상안치대책권이 있을 것이다. 우선 옮겨 모셔놓고 차후 대안을 세우면 된다.

이때 그게 문화재냐 뭐 평가된 게 있느냐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에 뒤통수 연타발을 당하면서, 끝내 난 모른다고들 만 하고 돌덩어리 취급하는 돌머리 수준의 공직자에 묻자. 이래놓고 누가 세종발전에 마음을 주며 세종시에 누가 기부를 하고 누가 정신의 씨앗을 뿌릴지 묻는다.

퇴근시각을 초읽기까지 돌아치다 맨 나중에 만난 세종시청 대변인 왈 긴급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말에 뒷골이 좀 풀리긴 했으나, 언론이나 기관이나 기업들이여~ 물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뭔지 정말 모르겠는가? 이게 정말 돌덩어리로만 보여? 한심한...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