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오늘 결혼하는 오세욱 군은 4년 동안 제게 배운 학생입니다. 오군이 미국에 유학 가서 있는 동안에도, 스승의 날이나 명절 때에도 꼭 전화를 해와 안부를 묻곤 했지요. 오군을 가르치면서 저는 노자(老子)께서 말씀하신 수유칠덕(水有七德)을 지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노자(老子)는 인간수양(人間修養)의 근본을, 물이 가진 일곱 가지의 덕목(水有 七德)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

 

 

ㅇ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謙遜(겸손)

ㅇ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智慧(지혜)

ㅇ 구정물도 받아주는 包容力(포용력)

ㅇ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融通性(융통성)

ㅇ 바위도 뚫는 끈기와 忍耐(인내)

ㅇ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勇氣(용기)

ㅇ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大義(대의)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오군은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독서토론대회에서 1등을 했고, 어느 누구와의 대인관계에서도 다투지 않고 그를 포용했으며, 한번 시작하면 쉽게 포기 않는 끈기를 가지고 있고, 학생회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낮은 자세로 친구들과 대화 나누며 일 처리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오군은 구태여 효도를 말하지 않더라도 어려서부터 효도가 몸에 밴 청년입니다. 어떠신가요? 세욱 군의 어머님. 그렇지 않은가요. 자랑스럽지요? 착하지만 강한 막내아들, 저도 오군을 가르쳤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얼마 전 결혼한다고 서영양과 제 앞에 나타났을 때 두 커플은 축복받는 가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와 짝을 이루는 서영양은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고, 대학 다니는 동안 교내 아나운서를 하였으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 비서로 근무하며 법률에 대한 지식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서영양은 늘 조용하게 오군 곁을 지키며 미소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 제 눈에 띄었습니다. 서영양의 눈동자를 보십시오. 서영양의 눈동자는 맑습니다.

 많은 예술가나 과학자들이 몸을 통하여 생각의 회로를 만들어 내듯이 서영양은 맑은 눈동자를 통하여 생각의 회로를 만들고, 그 회로를 통하여 내조를 하고 양가 부모님들을 모실 것입니다.

  구태여 제가 말하지 않더라도 오군 부부는 부모님께 효도할 것이며, 나라에 충성하고 일가 친척들과도 우애 있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변함 없을 것이고, 리더로서의 역할도 잘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를 해보라고 권유했을 때 오군은 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아 경제 쪽의 길을 걷겠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경제 분야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오군은 집안 웃어른들로부터 경제를 배워왔기 때문이고 미국에 가서 유학하고 있는 동안 경제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았고 곁에 있는 서영양의 명철한 두뇌와 맑은 눈동자가 그를 내조하기 때문입니다.

오군은 경제 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마디 조언하고자 합니다. 경제의 3요소가 ‘토지와 노력과 자본’이라는 것을 오군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토지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지만 노력과 자본은 인간이 만들었습니다. 인간이 만든 노력과 자본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오군이 되길 당부합니다.

 

오늘 새 출발하는 두 부부에게 하나님의 가호가 넘치기를 기원하며 주례사를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2일(토) 12시 30분

 

                                                        주례 김 용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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