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펼쳐 받는다

▲ 나영희 / 시인

어느 사이

깊은 어둠 속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콜록거리며 돌아다니는 먼지

무게를 못 이겨 드디어 내려왔어.

시끄럽다고 쫒겨났던 거친 언어들

끝없이 욕심부리다 또 쫒겨났어

 

눈으로 둔갑을 하였지만

결국엔 어둠에 삼켜져 모두 사라졌어.

흰 눈송이에 숨었으나 버티지 못해

스스로 어둠속에 몸을 감춰버렸네.

 

방아 찧는 토끼는 보이지 않고

밤도깨비 깊은 잠에 빠져있는데

재잘거리는 아이들 소리만

가득 채워져

 

흰 눈으로 소복이 내려오고 있네.

우리들 사이사이에서

웃음으로 태어나고 있네

행복으로도 태어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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