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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 앵커, 당신이 진짜 애국자입니다.
▲ 문희봉 본사주필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KBS가 한 쪽 편만 들어 방송하는 것은 방송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소신이다.

수신료를 받든 안 받든 공정, 신속 보도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신문과 방송의 주 업무가 아닌가. KBS 황상무 앵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벌써 수십 년 되풀이되는 일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필자는 수신료를 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어쩌다가 전기요금에 합산해서 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S 메인뉴스인 ‘뉴스9’을 진행했던 황상무 앵커가 KBS 퇴사 의사를 밝혔다. 동료·선후배들에게 “KBS가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남겼다.

황 전 앵커는 9일 오전 KBS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합니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2005년 5월 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했던 아침 뉴스가 생각난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넣어놓고 돌아선 직후였다.”며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다. 하지만 더 이상은 제가 머물 공간이 없어졌다.”고 썼다.

이어 “이념으로 사실을 가리거나 왜곡하려 드는 순간, KBS는 설 자리가 없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며, 국민을 편 가르고 이간질하는 일”이라고 했다.

최근 KBS 시사프로그램과 보도에 쏟아지는 ‘친정부 성향’, ‘정치 편향’ 등 비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읽히는 대목이다.

황 전 앵커는 “상대를 쓸어버리겠다는 극단의 적대 정치가 힘을 얻는 한, 이 땅에 킬핑필드를 재현하는 것 외에는 해결방법이 없다.”면서 “KBS는 이런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질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또 “조롱과 경멸, 능멸과 조소, 비아냥을 접고 배려와 존중, 예의와 염치, 정중한 말투를 되찾아야 한다. 그게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이유”라면서 “KBS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썼다.

1991년 KBS에 입사한 황 전 앵커는 편집부·사회부·통일부·정치부 등을 거쳐 2001~2002년 ‘KBS 뉴스9’을, 2002~2007년 ‘KBS 뉴스광장’을 맡아 진행했다. 2015년부터 다시 ‘KBS 뉴스9’ 앵커를 맡았고, 2018년 4월 양승동 사장이 취임하면서 교체됐다. 현재는 라디오뉴스제작팀 소속이다.

황 전 앵커는 지난 2016년 ‘KBS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에 참여해 KBS 기자협회를 상대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진보성향 동료들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KBS기협은 민주노총 산하 특정노조의 2중대라는 비판을 곱씹어 봐야 한다.

지금의 기협은 언론 자유와 공정보도를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2018년 2월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22기·27기 기자들로부터 “구태와 적폐의 상징”이라며 앵커 퇴진을 요구받기도 했다.

지난 7월엔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직접 올려 “KBS 뉴스가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에 나선 현 정권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며 “방송한 지 하루만에 KBS 보도본부가 스스로 백기를 들고 사과 방송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문희봉 본사 주필  mhb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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