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로 변신한 박재관 조은건축 사장

                                                                                                  

▲ 김용복 본보 논설실장

깊은 바닷속 문어는 변신의 귀재다.

‘문어’는 위장술의 달인, 변신의 귀재로 통한다. 문어는 보호색과 의태(擬態)를 모두 활용하기 때문에 바다의 카멜레온으로 통한다. 바위에 붙으면 바위 색으로 변하고, 산호 옆에 있으면 산호처럼 보일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그리스신화의 신들도 문어처럼 변신하는 능력들이 있다. 제우스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독수리 황소 같은 동물로 변신하거나, 소나기나 구름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고, 다른 신들의 모습으로 변신하기까지 한다.

제우스 신 이외의 다른 신들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도와주거나 경고하기도 한다. 또한 신들은 사람들의 모습을 변신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

 

​ 그러나 ‘조은건축’의 박재관 대표.

그는 문어처럼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변신한 것도 아니고, 그리스 신들처럼 인간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변신한 것도 아니다. 단지 어느덧 찾아온 인생 2막을 즐기기 위해 변신한 것이다.

보자. 그가 2020년 10월 17일 탄방동 남선공원에 행우 색소폰 동호인들과 나타나 부른 이 노래 ‘꽃 피고 새 울면’을.

 

-꽃피면 오신다더니 새 울면 오신다더니
믿었던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내가 너무 순진했었다.
사랑이 이 순간에도 내 가슴에 내 가슴에
영원을 맹세하는데 꽃만 피냐 새만 또 우네
그래도 나는 기다릴 거야 당신 너무 사랑하니까

 

꽃피면 오신다더니 새 울면 오신다더니
속았던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내가 너무 바보였었다. 사랑이 이 순간에도
내 가슴에 내 가슴에 영원을 맹세하는데
꽃만 피냐 새만 또 우네, 그래도 나는 사랑할 거야
당신 너무 좋아하니까, 그래도 나는 사랑할 거야, 당신 너무 좋아하니까-

 

 그의 하소연하듯 부르는 이 노래는 노래가 아닌 절규였다. 꽃피고 새울면 오신다는 임이 고희가 훌쩍 넘어 산수를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절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산수를 넘긴 인생의 선배인 필자도 가슴이 뭉클했다. 달려나가 노래 부르는 그를 끌어 않고 함께 울고 싶었다. 내 사랑하는 짝, 56년을 함께 살아온 내 아내가 지금 요양병원에 누워 떠나는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익장 박대관 가수의 짝은 꽃피고 새울면 오신다고 약속해 놓고 오지 않고 있으나 내 아내 오성자는 내 품에 안겨 56년을 함께 했다. 그래서 남편인 나를 기다리는 지루함에 괴로워하지 않게 했고, 어리석었다는 후회도 하지 않게 했다.

 

 아아, 박재관 가수여!

평생을 속고도 아직도 그 여인을 기다리려는가?

어서 포기하라. 그리고 변심(變心)_하기 바란다. 그대 곁에는 그대와 제2인생을 함께하는 김기석 단장이 이끄는 행우 색소폰 단우들이 있고. 김다모 단장이 이끄는 퓨전 난타의 미녀들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대의 노래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 필자도 함께 할 것이다.

이제 돌아오는 몇 개월 후 새봄이 오면.

꽃만피냐? 새도 울 것이고 그대의 목울대를 통하여 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취할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그대를 찾을 것이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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