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되는 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 홍승표 전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

군 입대를 기피한 채 미국으로 갔던 가수의 입국문제를 놓고 여론이 분분합니다. 그런 그가 최근 방송에 출연해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아 여론이 더 악화되었지요. 스스로 입대하겠다고 말했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식을 군대에 안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테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부모도 많이 있지요. 시력이 나쁜 아들을 라식 수술을 시키면서까지 입대시킨 어느 어머니는 “남자라면 군대엘 다녀와야 더 어른다워지고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군대는 남자를 남자답고 사람답게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이지요.

어느 퇴직 언론인이 생각납니다. 그 언론인의 어르신은 법조인으로 퇴직 후 변호사로 일하셨지요. 독자인 그는 아버지가 예순이 넘어 당시 병역법상 보충역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며 어르신이 자원입대를 권했고, 그도 이 뜻을 따랐지요. 입대 후 행정병이던 그는 갑자기 월남으로 파병되었습니다.

아버지가 행정병은 군인답지 못하다며 몰래 파병을 추진한 것이지요. 아들을 자원입대시키고 전쟁터에까지 보낸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에게서 군대엘 잘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지요. 세상을 살아가는데 좋은 보약이 되었다는 겁니다.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던 대선후보가 아들 병역기피 의혹으로 낙선한일이 있지요. 이른바 “병풍”사건이었습니다. "병풍" 의혹은 대선후보 아들의 신검부표를 군 의무사령관이 파기토록 지시했다는 허위주장을 편 것이지요.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으로 10%이상 지지율이 떨어진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선 후 이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고 해외로 도피했던 그는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지요. 누구도 회피할 수 없는 병역은 그만큼 중요하고 국민 모두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의무입니다. 결코 회피하면 안 되지요.

아들을 논산훈련소에 입대시키고 돌아설 때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생생 합니다. 군 입대 전엔 엄마, 아빠라고 부르고 어리게만 보였던 녀석이 제대 후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며 큰절을 올려 울컥했지요. 대견하고 든든했습니다.

흔히들 남자는 군대엘 다녀와야 한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인생의 절정기에 군인이 되는 게 아까운 일이고 여자들도 군대엘 보내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군 복무 중 여자들은 학교 다니고 공부하니 역차별이라는 것이지요. 폐지된 가점제도를 부활시켜야한다는 논리를 펴는 이유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군대엘 다녀오는 게 떳떳한 일이지요. 그게 살아가는데도 든든한 디딤돌이자 보약이 될 것입니다.

올해 함께 공직생활을 하며 가깝게 지내고, 같은 성을 가진 집안에 경사가 났지요. 아버지와 6형제, 다섯 조카까지 병역을 필해 3대 병역명문가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겁니다.

3대 병역 명문가는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가문을 명예롭게 빛내주고, 병역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자 마련한 제도이지요. 이들은 전국에 있는 군 복지시설, 군 체육시설, 군 마트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3대에 걸친 남자들이 모두 건강해 병역을 필한 것은 정말 집안의 경사이고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홍씨 세 가족이 모여 덕담을 하며 함께 한 축하연이 행복했습니다.

가끔 사회지도층 인사 중에 군대에 안 간 사람이 어쩌면 그리 많은지 놀라곤 하지요.

그 이유가 말도 안 되게 궁색한데도 아주 당당하게 궤변으로 일관하면서 난해한 용어까지 구사해 열불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걸 자랑 질까지 하는 꼴불견인 사람도 있지요.

사람이 만물의 영장인 것은 부끄러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요.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군인이 된다는 건 남자로선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군대에 못 간 게 아니라 안 간 것, 그건 절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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