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보다는 새 구두를 사줬더라면

▲ 박찬주/ 미통당 충남도당위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욕함으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욕을 먹어 드릴 수 있다 ”면서 "정치인은 계란을 한 번씩 맞아야 국민들의 화가 풀린다"고 말씀 한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인간적, 정치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일정부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탈권위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얼마 전 한 시민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사건이 있었는데 그 분에게는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었다. 흔히 정치인들에게 던지는 계란, 신발 등은 위협적인 도구가 아닐 뿐만 아니라 투척행위 자체가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통상 관대하게 처리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물론 북한 같은 나라에서는 처형될 수도 있다)

요즘 문재인정부는 역대 모든 정부를 능가하는 불통정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문대통령 스스로 유머가 없는데다가 잘못을 인정하는 인간미도 없고 상대진영에 대한 포용력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5년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 포인트' 를 방문했다. 미 육사에서는 외국의 국가 원수가 방문을 하면 세 가지 특권 중 하나를 주는 전통이 있다한다.

그 특권이란 미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요청하거나, 미 육사생들을 상대로 연설하거나, 아니면 미 육사에서 주는 선물을 받는 것이다. 미 육사에서 박대통령에게 특권을 말하라고 하니, 다른 국가원수들과는 달리 "지금 교정에서 학칙위반으로 외출 제한을 받고 있는 생도들을 사면해 달라"고 요청했다한다.

그래서 미 육사 교장은 점심시간 교내방송을 통해 "지금 교정에서 학칙 위반으로 벌을 받고 있는 260명 생도들의 벌을 박 대통령의 요청으로 특별사면한다"고 특사령을 발표했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미 육사생들은 이 방송을 듣고 기립박수를 치며 그 멋진 리더십에 존경의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해 임관한 신임장교들은 다투어 한국근무를 자청했던 것이다.

탁현민 같은 전문적인 연출가에 의존한다고 해서 지도자의 품격과 리더십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의 유머와 포용, 뜨거운 애국심만이 리더십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아쉽게도 문재인대통령은 이 세 가지 중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신발을 던진 시민에게 대통령이 구속영장 대신 새 신발을 선물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말하지 않아도 좋은 것은 말하지 말라고 했다. 세월이 가면 말수가 저절로 줄어들기 때문이다.구속영장 대신 새 구두를 사줬더라면 문대통령의 지지도가 어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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