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 미술대전이 전하는 메시지

▲ 김용복/논설실장

대전중구문화원이 주관하고 아시아뉴스통신 대전세종충남본사가 후원한 제22회 보문미술대전 초대 작가전이 중구 문화원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필자가 이곳에 전시된 미술작품들을 보고 느낀 것은 김정수 화백의 ‘영웅’을 비롯해, 양병호조각가의 ‘기다림’, 윤희연 화백의 ‘형제’, 이자영 섬유공예 작가의 ‘길상도 화병’, 박헌오 화백의 등용문‘ 등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문필가들은 글을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음악가는 선율을 통하여 전달하지만 미술가들은 자신의 그림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림이나 조각, 사진과 서예를 통하여 그 시대의 역사와 생활 풍습을 알 수 있고, 미술활동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뿐더러 미술을 통해 표현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키며, 정상적인 정서를 갖고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오늘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작품들로 김정수 화백의 평면적인 것에서부터 양병호 작가나 이자영 작가처럼 입체적인 것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격려사를 통하여 보문 미술 대전은 모든 것을 품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22년의 오랜 세월동안 지역 미술인들에게 퀘렌시아 역할을 하며 대전의 문예부흥과 성장에 크게 기여해 왔듯이 앞으로도 구민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역할을 다하는 행복충전소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 했던 것이다.

또한 중구의회 김연수 의장께서도 우리 중구가 명실공히 전국최고의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던 것이다.

보자, 박용갑 중구청장과 김연수 중구의회 의장의 축하를 받으며 전시된 이들 화백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첫째, 김정수 화백의 ‘영웅’

▲ 김정수 화백의 ‘영웅’

김정수 화백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최영 장군, 백선엽 대장 등을 소재로 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싸우고 있는 지금 우리가 자칫 그냥 넘길 수 있는 간호사들을 조명하고 이들의 숨은 노고를 세상에 알리려 붓을 들었던 것이다.

그의 눈은 예리해 작은 사건 하나도 그냥 놓치는 법이 없었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다 감염돼 치료 중인 김성덕 간호사와 강정화 간호사를 비롯한 10명의 간호사가 이달의 영웅으로 선정된 것을 일반국민들도 알게 하려고 자신의 화폭에 옮겼던 것이다.

보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고마운 분들이 간호사들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폭우와 싸우고 있는 119 소방대원들이 그러하며 범죄와의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일선 경찰들이 그러하고, 한두명 승객들을 태우고도 열심히 밤길을 달리는 버스 기사들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편안함을 유지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 양병호 작가의 ‘기다림’

둘째로 양병호 작가의 ‘기다림’

양 화백은 오동나무를 활용하여 암 부엉이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포착하여 조각화 하였던 것이다.

기다림이란 기본적으로 희망과 기대의 행위로 이 부엉이의 기다림은 이미 긍정적인 기다림이요, 자기를 위해 먹이를 구하러 나선 짝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다. 짝을 위해 먹이를 구하러 나선 숫 부엉이의 행위도 아름다우려니와 그 짝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아름다운 행위인 것이다. 양병호 화백이 부엉이를 통하여 던지는 메시지야 말로 우리 인간들에게 전하는 바가 강한 것이다. 양 화백님 제가 잘 못 평가하고 있나요?

 

세 번째로 윤희연 화백의'형제'

▲ 윤희연 화백의 ‘형제’

윤화백은 초등학교 입학도 안 한 형제에게 고등학교 모자를 씌우는 익살을 부렸다. 웃고 있는 어린 형제의 모습이 퍽 정답게 보였다. 이들이 자라면 낟가리를 서로 옮겨주는 의좋은 형제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화폭에 담았으리라.

보라, 요즘 형제지간에 돈 때문에 서로 고발하는 웃지 못 할 사연들을. 그 형제들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모 대통령의 이름 있는 가문의 형제들이다. ‘착한 형 못된 동생’, 또는 ‘못된 형 착한 동생’이라는 주제는 형제간의 우애를 나타내는 언어구사인 것이다.

윤희연 화백의 그림 속에 등장한 이들 두 형제는 자라서도 의좋게 지내리라 믿는다. 윤 화백이여, 이들이 실존 어린이들이라면 필자의 글을 꼭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 바란다.

네 번째로, 이자영 섬유공예 작가의‘ 길상도 화병’

▲ 이자영 섬유공예 작가의‘ 길상도 화병’

프랑스나 서양의 자수는 다양한 색실을 사용해 생동감 있는 수를 놓는데 이자영 화백은 한국여인이면서 서양풍의 수를 놓아 선보이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색깔의 실을 사용하여 작품을 선보였던 것이다.

이자영 작가의 말에 의하면, 길상도란 길조와 상서로움의 뜻이 있는데 조선 후기 왕비와 공주의 내실용 병풍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공단 위에 명주실로 수십 가지의 꽃과 화병의 수를 놓아 만들었다 하는데 이번에 선보인 ‘길상도 화병’은 꽃과 화병 하나를 전통자수 기법으로 수를 놓아 감상용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박헌오 화백의 ‘등용도’

▲ 박헌오 화백의 ‘등용도’

박헌오 작가는 대전 시민들이라면 다 아는 시조 작가다. 한국 시조협회 이사장이요, 대전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문인이다. 그런 그가 그림을 그렸다. 그가 강력히 전하는 메시지는 세찬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처럼 인간들로 하여금 포기하지 않는 삶, 어떤 역경이 폭포수처럼 몰려와도 다시 도전 하는 삶을 살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는 그림에서 그것이 잉어의 꿈이라 했지만 어디 잉어만의 꿈이겠는가?

생을 받은 모든 만물들은 폭포수 치마폭에 수없이 곤두방아를 찧어가며 목적지에 도달하는 잉어의 꿈처럼 도전하며 사는 것이 생을 받은 자의 욕구인 것이다. 그는 이처럼 강력한 메시지를 그림에 담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솜씨도 그러려니와 일필휘지로 내려쓴 붓글씨 또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다시 보아야겠습니다. 박헌오 회장님.

이번에 전시된 제22회 보문 미술 대전은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활동을 색, 실, 조각을 통해 미적으로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들이었다. 전시된 작품 모두를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노덕일 중구문화원장님의 말씀처럼 회원들의 활동은 계속 될 것이고 23회, 24회 전통의 맥을 이어가겠기에 아쉬움을 남기며 필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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