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논리의 조화

▲ 변지섭/칼럼니스트

신앙이란 믿음의 대상- 신불(神佛) 등-을 굳게 믿고 그 가르침을 지키며 이를 따르거나 따르려는 마음 그 자체를 말한다. 한편 종교란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체계로서 마음속에 있는 정신상태가 유형적인 형태로 표출되어- 예컨대 포교활동, 종교의식 등의 종교행사를 통하여- 구체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신앙에서 믿음이란 꼭 신이나 절대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신념을 의미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견해에 의하면 신앙이 종교보다 넓은 개념이라고 일단 구별할 수는 있겠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므로 구별의 실익은 없다 할 것이다.

신앙 곧 종교가 추구하는 목적은 각 종교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정신적 가치 실현인 선(善)을 추구하는 것을 그 공통적인 내용으로 하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 내지 목적은 무엇일까? 인간의 생명은 길어야 100년이고 짧으면 2~30년일 수도 있으므로 사람은 ‘죽은 후에 어디로 가는가?’라는 사후세계의 문제 해결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며 그것을 규명하는 것이 신앙 곧 종교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므로 사후세계(死後世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사후세계를 긍정하는 사람은 하나님이나 절대자의 존재를 긍정한다. 여기서 무신론자와 유신론자가 구별되다.

유신론자 중에서도 하나님이나 절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부류와 사람이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기독교를 위시한 카톨릭교 등 대부분의 종교이고 후자가 불교이다.

나는 크리스쳔이다. 사람이 죽으면 사후세계는 하나님의 영역하에 들어간다는 신앙을 확신하고 있다. 그렇지만 논리적 근거는 없다.신앙이나 종교는 논리로 설명할 수 없고 믿음으로 조건없이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앙 또는 종교의 모든 내용이나 가르침이 논리적 근거가 없다거나 이성적(理性的) 판단이 무시되어야 한다는 이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 따라서 성경구절에서 올바르고 합리적 해석을 해야할 부분들은 앞으로 꾸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삼위일체란 기독교의 신관(神觀)을 나타내며 하나님의 본성을 가리킨다.성부(하나님), 성자(예수님), 성령이 한 하나님이란 교리로 삼격일신(三格一神)과 같다고 설명되고 있다.

일원론자인 대부분의 목사나 신도들은 삼위일체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이 동일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원론의 주장자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원론자인 목사나 일부 성직자는 하나님은 하나님이고 예수님은 예수님일 뿐이고 삼위일체론에서 성부,성자,성령은 존재론적으로는 다르고 다만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과 동일한 능력을 부여받았으므로 일정 범위의 능력에서만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성부와 성자, 성령이 능력에서는 동일하지만 존재론적으로 다르다면 그 3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에 대하여 이원론자들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일원론에서는 성부와 성자도 구볋지 않고 성부가 곧 성자라고 하며 또한 성부와 성자가 곧 성령이라고 주장하나 이원론에서는 성부는 하나님이고 성자는 예수님이며 성령에 대해서만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존재론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성령이란 하나님과 예수님을 포함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만도 예수님만도 아니며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과 동일한 능력을 부여받은, 하나님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신령스런 또 다른 복수의 존재라고 판단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가 가능할 것이다.

삼위일체론에서 구별의 핵심은 성부와 성자가 다르다는 점인데 이 구별은 성경구절에서 쉽게 발견된다.

먼저 교독문 5.

시편 8편에 보면 인자(人子: 예수님이 자기자신을 가리켜 하신 말 마8:20)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하나님과 예수님이 다르다는 의미를 우리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음에, 사도신경(使徒信經)에서도 구별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사도신겅이란 신앙에 관하여 기독교 신앙을 고백한 신앙 고백서라 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아멘

사도신경은 예수님이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문서로 밝혀주고 있다.

또한 중보자(中保者)란 하나님과 인간과의 사이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예수님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보자라는 의미에서도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제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성을 가진 인간의 논리적 사고로 고민해본다해도 예수가 바로 하나님과 동일한 분이라면 예수님의 죽음은 바로 하나님의 죽음이라는모순을 가져온다 할 것이다. 하나님이 죽는다면 하나님을 살려낼 주체가 없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상에서는 삼위일체론에 국한하여 신앙과 논리의 조화점을 살펴보았으나 다른 성경구절의 해석에 관해서도 신앙인들은 꾸준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성경이 인간에게 구원과 가르침을 주는 것은 분명하고 성경의 내용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서 기록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는 아니므로 성경구절의 해석에 인간의 논리적 사고도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이고 조화로운 해석이 동반될 때 성경 내용의 가치는 한층 빛날 것이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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