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새로운 단양팔경

▲ 김석회/ 전 가톨릭 대학교 부총장, 경영학 박사

충청북도 단양군!

어쩌면 그곳은 전국의 군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은 군 중의 군이라 할 수 있다. 청량리에서 중앙선을 타고 안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양평의 용문산 원주의 치악산, 그리고 단양의 소백산에 단양이란 조그만 산촌마을을 만날 수 있다. 열차의 차창 넘어로 내달리는 아름다운 산하의 풍광에 도취되다 보면 어느새 단양역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 소박하고 아름다운 단양의 모습들이 우리들의 마음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말이다.

여행보다 우리들의 지친 삶을 달래주는 취미는 없다하여 수많은 이들이 시골길을 찾아 고향 맛을 즐기면서 도시에서 지친 인생의 회포를 푸는가 보다.

단양에는 그 유명한 단양팔경이 있다. 그 덕으로 오늘날 전국 곳곳에도 팔경들이 도처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단양팔경은 팔경의 원조가 되었다. 구담봉과 옥순봉 하선암과 중선암, 그리고 상선암들이 우리를 반기는가 하면, 아름다운 황정산과 도락산이 우리를 다소곳이 품어준다. 그 뿐이랴, 기암괴석으로 켜켜이 쌓아올려진 사인암의 위용, 도담삼봉과 석문 그리고 잘 다듬어진 영춘의 영화 촬영지 등 아름다움을 뽑내는 단양의 팔경 등이 우리를 유혹한다. 그리고 백두대간 한 가운데를 늠름하게 지켜주는 소백산과 충주호를 품에 않은 금수산, 그리고 가까이에서 단양을 받쳐주는 월악산 등은 단양을 더욱 단양답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권윤경 가수의 단양팔경의 노래는 전국방방곡곡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것이다. 

단양팔경 - 권윤경

                  작사/이창희 작곡/백봉

단양이라 연단조양 삼각관계 도담삼봉
두향기생 흘린눈물 구담봉에 얼룩 젖소
울지마라 울지마라 옥순봉에 우는새야
상선암에 두고온님 생각이 나면
소백산에 바람이 분다
백두대간 소백산맥 곳곳마다 기암절경
바보온달 평강공주 그 사연을 누가아랴
불지마라 불지마라 연화봉에 비바람아
님을 위해 피어있는 꽃잎이 지면
구인사에 범종이 운다        

어디 이뿐인가?

단양의 진풍경은 5일마다 열리는 단양 장에 있다. 장날이면 주위에 사는 주민들과 외지에서 몰려든 여행객들이 서로 뒤엉켜서 돗대기 시장을 만든다. 그런 돗대기 시장에서 나는 인간시장의 진면목을 맛보게 된다. 도시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삶의 안식처가 된 단양을 그래서 나는 더없이 좋아한다.

하여 나는 수년 전에 산 좋고 물 맑은 단양 한구석에 조그만 농가주택을 마련한 바 있다. 삶에 지친 내 인생의 내리막길을 그곳에서 씻어내 보려한다. 시골이 좋다, 고향이 그립다. 나를 영원히 품어줄 그런 고향이!

이젠 내년이면 청량리에서 단양까지 한 시간이면 내달릴 기차가 생기고 전철마저 달리게 된다고 하니 자주 내 품에 안길 단양이 반갑기만 하다. 따라서 충주댐 물안개에 취해서 남은 여생을 아름다운 자연에 맡길 생각으로 마음이 설렌다. 그 단양에 가면 안동, 봉화, 청송, 영월, 제천 그리고 영주에도 내 남은 인생을 맏겨 보리라!

그곳에는 많은 볼거리 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로 안동에는 하회마을, 봉화에는 청룡산, 청송에는 주왕산, 영주에는 부석사와 소수서원, 영월에는 김사갓 묘소 그리고 제천에는 의림지와 배론성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단양을 중심으로 많은 볼거리들이 있어서 휴가철은 말 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들끓는 것이 단양이고 보면 단양이야 말로 보기 드문 명승지임에 틀림없다. 

봄철이면 소백산 철죽제가 우리들의 발길을 끌고, 구인사에는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을에는 단양전체가 단풍으로 둘러싸이며, 이웃 풍기에는 인삼축제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뿐이랴, 근래에는 단양역 건너편 만학봉 만천하에 스카이 워크와 잔도 트레킹 길이 생겨서 사람들이 넘쳐난다.

더구나 근래에는 단양팔경의 진수라 할 수 있는 구담봉 옥순봉 근처 충주호 상류에 보를 막아서 단양시내 앞 강에도 항상 아름다운 호수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뿐만 아니고 단양 보에서는 폭포가 형성되어 우리집에서는 폭포와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그 또한 절경이다. 그리고 금수산 투구봉 근처에는 구름에 내달리는 말목산의 아름다운 구름과 함께, 안개로 뒤덮인 호수의 정경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거기에 더해서 근래에는 호수를 가르며 내달리는 보트들의 모습이 그 또한 눈길을 끈다. 호수에는 쏘가리들이 많아서 주말만 되면 쏘가리 낚시꾼들이 쏘가리 낚시를 하는 게 눈에 선하다. 그런 단양이 좋아서 나는 단양에 내 영혼을 묻고 여생을 그곳에서 보내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 아름다운 단양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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