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가? 천안의 아들 박찬주와, 대전 조수연 후보의 절규가

▲ 김용복/ 본사 논설실장

이번 미래통합당의 참패는 국민의 심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래 겨우 반역자 유승민 일당을 합쳐놓고 미래 통합당이라 당명까지 바꿨단 말인가? 그동안 새누리당에이어 한국당을 지켜온 원 뿌리들을 자르거나 컷오프 시켜 놓고 4,15총선에서 이기기를 바랬다면 정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철부지인 것이다. 보자 천안의 자랑스러운 아들 박찬주 육군 대장의 절규를.

“이번 총선을 겪으면서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입니다. 특히 이번 총선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의 선택은 잔인할 정도로 냉정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새삼 이 엄청난 결과에 대한 불길했던 징조가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제가 천안을 지역 예비후보시절, 정치초년생으로서 호기심과 초조함으로 똘똘뭉쳐 누구의 조언도 귀담아 듣게 되던 때라서 그 불길한 징조가 더욱 선명하게 되살려집니다. 공천심사를 받기위해 공관위에 갔을 때 그곳 그때의 분위기는 " 문재인정부의 실정이 큰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번선거는 미통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하다"는 오만이 넘쳐흘렀습니다. 마치 승자가 논공행상 하듯, 점령군이 전리품을 분배하듯 공천이 이루어진다는 오만이 느껴졌습니다.

천안의 정치지형을 바꾸기 위해서는 싸워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그들은 천안 3석이 뭐 그리 중요하냐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과 말투였습니다. 저의 절박감과 그들의 자신감이 교차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제가 얻은 교훈은 이렇습니다. 저는 경제와 안보, 이 두 가지 축이 국가운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치개혁입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보수진영의 정치리더십이 수많은 보수우파들의 간절한 염원에 좌절감을 주게 되었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문재인정권이 잘못하고 있고 실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국민적 컨센서스는 분명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을 심판하겠다는 주체가 미래통합당이라는 데에는 주저한 것입니다.

우리가 진 것은 보수우파가 지향하는 방향이 틀려서가 아닙니다. 오만하고 게으른 정치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있었던 것입니다.“

어디 박찬주 대장뿐이랴? ‘대전 서갑’에 출마했던 조수연후보도 ‘미치겠다’는말로 그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보자 그 심정을.

“김형오, 이석연의 공천 면접장은 오만하고 무성의했다.

대전 서구 갑 예비후보 5명이 한꺼번에 우르르 들어갔다. 개인 면접이 아니었다. 각자 하고 싶은 말 '1분 스피치' 하란다. 우리는 마른 침을 삼키며 돌아가면서 열심히 했다. 그러자 어떤 공관위원이 "민주당 P는 지역에서 피로감이 상당하다. 이번에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돌아가며 승리비책을 각 1분씩 말해보라." 라고 해서 우리는 또 돌아가면서 최선을 다해 말했다.

그러자 이석연 위원이 면접을 마쳤다는 듯이 훈시를 했다. 공천 탈락해도 이긴 사람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승리토록 기여해야만 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김새나 목소리가 그래서인지 신병에게 훈시하는 중대장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일제히 예!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김형오 위원장이 들어오더니 멀리 대전에서 왔으니 한 마디씩은 물어 봐야지! 라고 마치 차비 값은 하게 해준다는 듯이 혼잣말을 하고 '지역에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또 돌아가며 말하란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또 돌아가며 말했다. 그리고 끝.

면접이란 이런 것이 아니었다. 나도 면접위원을 해 보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을 했고, 이것저것 성심껏 물어보기도 하였다. 하물며 나라살림하는 국회의원 후보를 선정하는 면접이 이럴 수는 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 공관위원들은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지도 않았고, 말하는 내용을 메모하는 사람도 없었다. K는 카톡 답장하느라 분주했고 다른 위원들은 고개를 쳐박고 서류만 뒤적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궁금한 것이 없었고 그냥 우리들은 돌아가며 형식상 한 마디씩 하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

면접비 190만원. 1인당 2분 30초! 마치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주절거리고 면접은 끝났다. 그리고 2주 동안 희망 고문하다가 경선도 없이 4명을 탈락시키고 우리 중 한 분께 공천이 돌아갔다. 그분도 최선을 다했지만 선거안팎 분위기가 그분에게 당선의 영광을 주기에는 무리였다. 그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공천심사 내내 점령군 같았던 그 공관위원들은 공천을 딱치기로 알고 사심 가득히 이리저리 돌려치는 신기를 보이다가 스스로 꼬아 놓은 매듭을 풀지 못한 채 선거에서 폭망하는 엄청난 선물을 남겨놓고 꽁무니를 뺐고,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손가락 떨며 최선을 다한 토종들인 우리 대전서구갑 후보 5명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당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가슴은 큰 상처로 뻥 뚫려가지고!“

들리는가? 미래 통합당 공천 심사위원들이여. 문재인도 싫지만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더 싫은 것이다. 반성하고 반성하라. 그리고 누굴 원망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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