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기 원로목사/칼럼니스트

총선이란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시민의 대변자, 즉 사회를 올바른 미래로 선도할 정치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판은 아직도 과거에 멈춰있다. 미래보다는 과거에 안주하고 국민보다는 정파에,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하는 것이 한국정치의 현주소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오래전부터 고질병이 들었다. 그 병의 원인과 개선책에 대해 살펴 보고자한다.

1, 국회의 병리현상

국회는 정치의 본산이다. 정치는 법과 정책으로 이끌어가야 발전할 텐데 힘과 권력으로 이끌어 가려는 잘못된 정치를 하고 있다.

힘에 의한 정치는 정글사회법칙이 지배한다. 우리나라 국회는 투쟁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투쟁이란 동물사회에서 쓰는 것으로 대화도 없고 양심도 협동심도 없는 무자비한 체제를 말한다. 그러기에 몸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이젠 투쟁을 경쟁으로 바꿔야한다. 경쟁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서로 룰을 지키면서 싸우는 것이다. 스포츠 사회와 같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의회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가 영국이다. 우선 의사당 좌석배치부터 우리나라와 다르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하는 구조다. 회의장 가운데 큰 책상이 놓여있는데, 수 백 년 의회역사가 흘렀지만 테이블을 넘어 상대편 지역에 들어가 멱살을 잡고,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폭력이 난무하고 시설과 기물을 때려 부수고 하여 국회스스로 자정하자는 의미에서 국회선진화 법을 만들었지만 20대 국회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대한민국 국회가 세계에서 터키 다음으로 싸움 잘하는 나라로 유명하다니 서글픈 일이다.

다음으로 국회 병리현상은 지나친 흑백논리다.

흑백논리란 우리 것이 아니면 안 되고, 상대방이 없어져야 우리가 산다는 논리다. 개인의 창의성이나 정치철학은 용인 되지 않는다.

옛날 당파처럼 스승이 노론이면, 그의 제자들도 다 노론이 돼야지 벗어나면 의리 없는 사람,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용이니 조화니 하면 줏대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선진국처럼 자기당의 방침에도 반대할 수 있어야 성숙하는 것인데,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인 거수기 노릇만 한다면, 의회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해야지, 자신이 속한 진영에 따라 옳은 것이 그른 것이 되고, 그른 것이 옳은 것이 된다면 상식이 죽은 사회다.

지난번 공수처 신설 찬반투표를 할 때, 기권 표를 던진 여당의원이 이번 공천에서 탈락됐다. 만일 공천됐더라면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것이다. 서로 타협점을 찾고 조화를 이루려면 흑백논리를 버리고 역지사지(易地思之)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환경에 두루 퍼져야한다.

2.치유는 투표로

이젠 우리국민의 의식수준도 성숙해졌다. 21대 총선부터 투표기준을 정해서 유권자들이 힘을 발휘하여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정치를 바꾼다면 그게 훌륭한 치유방안이 될 것이다.

◉ 이런 정치꾼들에게 투표해선 안 된다.

① 이번에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진영을 후벼 파는 데에만 능한 싸움닭들을 많이 공천하였다고 한다.

이런 정치꾼들은 입만 열면 사실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는다. 20대 국회는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 때문에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다. 이런 정치인은 이번엔 걸려내야 한다.

② 상대를 배척하고 깎아내리고 독한 말과 막말로 국회의원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정치에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기성 정치꾼들.

③ 실행가능성보다는 당장 인기에만 영합한 공약을 내놓는 표플리스트 들.

④ 전형적인 내로남불 당사자들,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음주운전경력자 들. 부정부패와 연루돼 있는 정치꾼들__이런 자들은 영원히 정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개혁이다.

◉ 이런 후보자에게 투표하자.

① 균형감각이 있고 서로 다름을 용인할 줄 아는 그릇이 큰 사람.

② 합리적 토론에 능하고 국민은 물론 언론과 커무니케이션 능력이 뛰어 난 사람.

③ 민식이법, 허준이법, 윤창호법 등을 만들어 국민의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 줄 수 있는 사람.

④ 성품이 온화하고 봉사와 헌신을 좋아하는 사람.

⑤그간 의정활동을 많이 한 국회의원. 이런 후보자들을 국회로 보내서 국회 위상을 유권자가 높여야 한다.

알리스토 텔레스는 “선출직이 풀루트를 부는 사람이라면 풀루트를 만드는 사람은 유권자다. 잘못 만든 풀루트가 제 소리를 낼 리 없다. 공화정 (共和政)의 성패는 결국 깨어있는 유권자가 가름한다.” 라고 갈파하였다. 유권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비유로 강조한 말이다.

후보자가 좋은지 나쁜지 판별하려면 유권자들이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지연이나 학연,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무작정 찍지 말고, 후보의 이력과 과거발언, 사회활동 주변평가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본 후 진짜 실력을 갖춘 사람을 골라내야 한다.

자화자찬만 가득한 선거공보물만 볼 게 아니라 포털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 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면면을 살펴봐야한다.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기꺼이 투자해야한다.

“후보를 대충 찍으면 나라도 대충 굴러간다.”는 경고를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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