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하나

                 김 화 자/ 시인

▲ 김화자/시인

돌담을 따라 돌아가면

양철지붕 위에

내려앉은 감나무

 

하늘과 땅 사이

태엽 풀린 고물시계 같은

내가

가을 끝자락에 서있다.

 

감꽃 줍던 시절이

하얗게 부서져

어느새 눈물로 녹아내린다.

 

햇빛도 식어버린 지붕

양철지붕 위에

달달한 홍시 하나

오늘은 만월(滿月)에 기대어

동양화 한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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