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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과연 법치에 합당한가?
문희봉/주필·시인

이게 과연 법치에 합당한가?  

                                  

▲ 문희봉/주필,시인

문재인 정부의 정권 수사 지휘 검사에 대한 '대학살 인사' 및 검찰 수사 조직 축소, 청와대의 압수 수색 영장 집행 거부에 검찰뿐 아니라 사법부 내부에서도 "위법적이고 법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기류가 번지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보아야만 할까?. 문재인 정권의 동반자 역할을 해온 참여연대의 핵심 간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이 "부당하다."고 비판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현 정권의 '검찰 개혁'이 사법부와 검찰, 진보 진영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천타천으로 오는 4월 총선에 나서기 위해 그 직은 버렸다. 공직보다는 선출직이 나은 모양이다. 국회를 자기들 것으로 만들겠다는 행동이다. 거기에다 일부이지만 현직 판사들까지 합세하는 추세다. 권력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판사 전용 인터넷 익명 게시판 '이판사판'에 청와대가 지난 10일 검찰의 압수 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에 대해 "청와대의 위법·위헌" "막 나가는 청와대"라는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 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했다.

'이판사판'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핵심 판사가 2014년 만든 인터넷 게시판으로 회원은 약 600명이다. 2017년 초 '반(反)양승태 사이트'라고 불렸다.

최근 한 판사는 이 게시판에 올린 '영장 불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와대의 압수 수색 거부와 관련해 "청와대가 이처럼 영장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 사법부의 적절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참 암담한 요즘"이라고 했다. 이 글엔 현직 판사들의 댓글이 30건 넘게 달렸다. 한 판사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법관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대상자(청와대)가 부적법하다고 임의 판단해 거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형사 사법 절차가 운용될 수 있느냐?"며 "이 건을 비롯해 요새 청와대, 행정부의 막 나가는 행동에 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판사가 발부한 영장도 청와대가 거부하는 형국이다. 대단한 곳이다. 어떻게 압수수색을 거부한단 말인가? 법원 위에 존재하는 청와대이다. 입법부 수장을 지내던 사람이 행정부 제2인자로 들어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행정, 입법, 사법의 장은 삼부요인이다. 삼부요인 중 1인이었던 입법부 수장이었던 사람이 행정부에 제2인자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참여연대 양홍석 공익법센터 소장은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판하며 소장직을 그만두겠다고 이날 밝혔다. 변호사인 양 소장은 2008년부터 12년간 참여연대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 자체는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 범위, 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감독·견제 기능을 크게 제한한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것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주택매매허가제를 도입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말이 청와대에서 나왔다. 이 얘기는 사회주의로 가겠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더 나아가면 주택 몰수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권 수사를 해온 검찰 간부들에 대한 '탈법(脫法)적 보복 인사', 압수 수색 영장 집행 거부 등 검찰 인사 절차와 사법 체계를 무시하는 청와대의 독선에 대한 비판은 당사자인 검찰 쪽에서 주로 제기돼 왔다. "봉건적 명(命)은 거역하라."며 14일 사표를 던진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에 대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일선 검사가 계속 늘어나는 등 현재 검찰 내부의 기류는 심상치 않다. 이런 와중에 판사 전용 익명 게시판을 장악해 온 진보 성향 판사들조차 청와대의 압수 수색 거부를 "위헌, 위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법조계 인사들은 법원과 검찰, 진보와 보수를 떠나 '문재인 청와대가 헌법과 법률을 노골적으로 짓밟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판사들의 전용 익명 게시판 '이판사판'에는 청와대의 압수 수색 영장 집행 거부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판사는 "(청와대가) 영장에 불응하고 앞으로도 이런 이유로 계속 영장 집행을 거부한다면 위헌, 위법한 행동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청와대의 압수 수색 영장 불응이야말로 법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중엔 구속영장도 불응한다고 하겠다."는 글도 있었다.

청와대가 '검찰이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영장에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도 비판이 나왔다. 한 판사는 "청와대를 압수 수색하는데 영장전담 법관이 기초적인 대상 특정도 안 하다니. 구차한 주장. 대단히 웃긴다."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판사는 "조국 사태 이후 청와대를 못 믿겠다. 지금 검사들은 수사 절차 적정성에 모든 신경을 쓰고 있는데 수긍하기 어렵다."는 글을 올렸다.

청와대는 검찰이 제시한 압수 대상 '상세 목록'은 검찰이 임의로 만든 것이어서 '위법적'이라고 했다. 한 판사는 "압수 수색 영장은 불특정이라고 거부, (검찰이 추후) 상세 특정하니까 법원이 한 게 아니라고 거부. 말은 화려하지만 본질은 그냥 영장 거부"라고 썼다.

청와대가 "국가 보안시설인 청와대는 압수 수색이 불가능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형사소송법에는 청와대라 하더라도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이거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압수 수색을 거부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한 판사는 "지금 (청와대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어 (압수 수색을) 거부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법조계에서는 압수 수색 대상이었던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모든 권력의 우위에 서 있는 청와대의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가? 국민의 올바른 선택이 요구된다.

문희봉 칼럼니스트  mhb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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