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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 김용복/칼럼니스트

                                   김용복/ 오성자 남편

난 내 아내 오성자를 사랑 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의 어려움 가운데 살아났기 때문이고 하나님 앞에서 사랑하며 살겠다고 서약했기 때문이다.

치매 결려 5년, 그리고 뇌출혈로 2019, 10, 30일 1차 수술, 열흘 뒤에 또 뇌출혈로 다시 재 수술. 말 못하는 당신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랴.

나흘 동안 중환자실에서 숨도 쉬지 못했다. 사경을 헤매는 아내 오성자의 미동(微動)이라도, 숨소리라도 혹시나 듣기 위해서다. 리헌석 회장에게 장례 준비를 부탁했다. 그리고 한없이 울며 기도 했다.

하나님, 오성자 제 아내 살려달라고, 그리고 이 어려움 피하게 해 달라고, 아무리 간청하고 기도해도 하나님은 내 기도에 응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죽음을 앞 둔 예수님에게도 모세에게도 또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어려움을 피하는 지혜는 주지 않았노라고. 대신 기도 응답은 다르게 나타났다. 어려움과 고통을 감당할 능력을 주신 것이다.

그래서 날마다 울면서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고통을 감당해 냈다. 고통을 감당하면 하나님 축복이 뒤 따른다. 예수님도, 모세도 모든 성경의 주인공들도 고통을 피하지 않고 감당했던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은혜를 안다면 막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자포자기해선 안 될 것이다.

죽었던 아내가 나흘 만에 눈을 뜨고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는 편안한 듯 다시 잠들었다.

그렇게 성모병원에서 34일, 나진요양 병원에서 16일.

▲ -박용갑 중구청장님으로부터 감사패도 받고-박청장님깨서는 중앙에 서시지 않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구태여 제 아내 오성자 곁에오셔서 함께 사진을 찍으셨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반찬은 내가 직접 만들었다. 실치와 호두, 검정콩을 조청에 간장을 넣고 조린 다음 믹서로 갈아 미음과 함께 먹이고 휠체어에 보행기를 이용해 걷기 운동을 시켰다. 아내를 사랑하는 감당 할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간병인이 있어도 대소변 기저귀를 내가 처리했다. 내 아내이기 때문이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고 물수건을 따뜻한 물로 적신다음 씻고 또 씻고, 드라이로 보송보송하게 말린 후 기저귀를 채운다. 그래야 피부에 진물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내가 죽음의 길에서 헤매고 있는 동안 고마운 분들을 잊지 못한다.

어떤 분은 호박죽, 당근 죽, 아욱국, 군 고구마, 매일 문 앞에 놓고 갔으며, 각종 영양제를 보내주셨고, 스님도, 타교회 목사님들께서도 병원에 오셔서 기도로 도와주셨다.

매일 병실을 찾은 분도 계시고 전화로 안부를 걱정하는 분도 계셨다. 어느 지인께서는 기저귀를 수십 박스 보내주신 분도 계셨고, 출근길에 여러 차례 들러 문병해주신 구청장님들도 계셨고 사모님을 보내 문병하신 청장님도 계셨다.

이렇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내 아내 오성자는 살아나서 함께 출판 기념회도 가고, 결혼식에도 함께 다닌다.

▲ - 입원실을 방문한 박찬주 전 육군 대장-

하나님 보시기에 좋으셨을 것이다.

56년 전 하나님 앞에서 결혼식 할 때 하나님께 약속했던 우리 부부다. 변치 않고 사랑하겠노라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십계명 1호로 말씀하셨다. 그런데 난 그 명령은 지키지 못한다. 아내 오성자를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

▲ 유림공원에서, 진안 구봉산 아로니아 농장에서 보낸 행복한 날들

하나님께서는 또 그러셨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런데 난 아침마다 무엇을 먹일까 무엇을 입힐까 걱정을 한다. 아내가 잘 먹는, 그래서 건강이 빨리 회복되는 음식을 먹여야 하기 때문이고, 날씨 변화에 따라 옷을 골라 입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과거 내 아내 오성자는 운동을 좋아했고 외국 여행을 즐겨했다.

볼링도 잘 하고, 배드민턴이며 수영은 선수에 가까울 정도로 잘 했고 외국도 스물세 차례나 다녀온 그런 아내다. 그랬던 아내가 대소변도 못 가리고 의사 표시도 전혀 못한다. 오로지 남편인 나만 바라보며 나만 따라다닌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하나님보다 제 아내 오성자를 더 사랑해도 우리 부부를 사랑으로 돌보아 주신 것에 감사하고, 무엇을 먹일까 무엇을 입힐까 매일 염려했어도 건강으로 지켜주신 것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제 병약한 제 아내를 더 사랑하게 해주시고, 매일 무엇을 먹게 할까 무엇을 입힐까 걱정하는 마음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온종일 제 아내 오성자를 돌보며 사랑하고 살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렇게 서약했잖아요.”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bsj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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