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산다는 것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하셨다
피죽도 한 그릇 먹어보지 못한 것처럼
온몸도 피부도 얼어터져 갈라지고
히죽이 눈웃음으로 강변을 가리킨다.
동장군이 칼바람을 업고
만신창이 되어 도망가는 꼴이 가관이다
쓸쓸한 웃음 속에 기다림이 있다
지난 풍요, 수많은 식솔들
하나같이 파란 옷 입히고
곳간마다 쌀로 가득 채워놓고
오고가는 입마다 후한 쌀밥인심
너의 향기가 아련히 가슴을 찌른다.
오월을 그리워하며
할아버지 말씀을 새기면서
이팝나무 허리를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