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표 前 경기도 관광공사사장

살아가다보면 가끔 뒤를 돌아보게 되지요.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잘 되었거나 잘 못된 일들 모두 살아가는데 있어 좋은 길라잡이가 되고 보약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굳이 돌아보지 않더라도 늘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고 떠나지 않는 번뇌가 있지요.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일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하기 때문에 괴로움에 몸부림치곤 합니다.

 

이러한 나쁜 기억은 결국 스트레스로 쌓여 몸을 망치는 주범이 되기도 하지요. 가끔 이런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명 줄을 놓거나 병이 되어 주검에 이르는 안타까운 일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가끔 내려놓고 산다고 하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신이 아닌 이상 내려놓고 사는 건 불가능한 게 우리의 삶이요 인생이 아닐까합니다.

이순(耳順)은 귀를 열어 많이 듣고 내려놓고 살라는 나이라지요. 질풍노도(疾風怒濤)와 같은 젊은 시절의 치기(稚氣)를 내던지고 겸허하게 뒤를 돌아보며 살아야 되는 때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지요. 귀는 오히려 얇아져서 팔랑팔랑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하찮은 유혹에 쉽게 빠져버리곤 합니다. 그러니 나이를 헛먹었다고 핀잔을 들으며 사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청소년은 미래를 꿈꾸며 살고 장년(長年)은 오늘을 위해 살며 나이든 어른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지요. 지난 일에 얽매여 사는 건 불행한 일입니다.

더구나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며 자책하며 사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요. 누구도 지난 일을 온전히 바로 잡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오면서 지난 일에 집착하는 사람이 잘되는 걸 못 보았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게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는 건 아니지요. 지나가면 늘 부족해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세상살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회하고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 정도가 지나쳐 스스로 목숨을 던져버리는 안타까운 일들도 생겨나곤 합니다. 지난 일에 얽매어 사는 건 안 될 일이지만 모두 잊어버리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요.

지난 삶을 돌아보니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일은 잊혀지고 나쁜 일들은 가슴에 상처로 남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산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지난 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살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좋은 보약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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