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외양간은 거래대상이 아니었다
▲ 변지섭 칼럼니스트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決裂)되었다.

우리가 주택을 팔고 살 때 몸채, 사랑채, 외양간, 돼지우리를 구별하지않는 것이 보통이고 또한 이것이 거래관행이며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일정한 등기부상에 기재된 지번만 계약하면 외양간이나 돼지우리는 그 지번에 기재된 주 건물에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원인은 한 마디로 교환하기로 한 거래대상은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대북 제재 해제’이었으나 북한 김정은은 비핵화라는 몸체는 숨겨놓고 외양간에 해당하는 영변 핵시설만을 내놓으면서 대북 제재 해제를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가 아니라 유엔 제재 결의 11건 중 2016~17년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유엔 제재 전문가들은 유엔 대북 제재 5건의 내용이 사실상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 요구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민수용 부분 해제는 북한 경제 특성상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 요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김정은은 전면적인 대북 제재 효과를 거양(擧揚)하는 완전하고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시도하면서도 영변 핵시설의 일부 폐기만을 제공하면서 트럼프가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α에 해당하는 완전한 비핵화 거절의 꼼수를 부린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논리적 근거로 김정은이 트럼프로부터 영변 핵시설 이외 분강의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포함하여 상당수 더 있다는 사실을 듣고서 놀랐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가 핵 시설은 영변이 전부일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김정은의 오판의 증거로써 김정은의 속내가 밝혀졌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이 대북 제재의 전면적 해제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북한은 “일부 해제만을 요구했다”며 각각 달리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의 주장 내용이 대북 제재의 전면적 해제이건 일부해제이건 미국으로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그에 상응하여 대북 제재의 해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므로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즉흥적인 변명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김정은이 거래대상이 아니고 이미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기, 그것도 일부 폐기만을 제시하면서 완전한 대북 제재 해제를 요청한 저의는 무엇일까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비핵화는 명분일 뿐이고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겠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언론이나 외교 전문가들은 북·미 회담 결렬의 원인을 준비 부족과 미국 국내정치의 작용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김정은과 트럼프의 준비는 충분했고 미국 국내정치의 작용이 아무리 긴박하다 해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정치를 우선시할 수 없는 것이 미국의 지도자인 트럼프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면 이러한 견해는 타당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원인은 기술한 바와 같이 북한의 김정은이 비핵화라는 몸체는 숨겨놓고 노후한 영변의 핵시설만을 제공하면서 완전한 대북 제재 해제의 열매를 날로 먹으려다 체(滯)한 것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바이다.

현시점에서 비록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었으나 아직 북미 양국이 협상의 여지는 남겨져 있으므로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양자 모두에게 어떤 이해득실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나 트럼프가 요구하는 비핵화와 김정은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해제는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이제까지 논의 결과 확인된 사실이라 할 것이다.

다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 수반되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트럼프 등이 제공하는 반대급부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보상액에 대하여는 이해대립이 있을 수 있겠으나 보상액이 만족스럽지 못하다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한 이후 경제대국으로 가는 이익과 비교하면 충분히 보상액을 상쇄(相殺)하고도 더 큰 이익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에, 우리는 비핵화 실현과 관련하여 핵미사일 제조에 투하된 비용의 보상액과는 별도로 북한 핵 미사일의 실용가치를 따져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이제까지 실용가치나 사용가치의 용도로 평가되기보다는 다른 국가에 대한 위협용으로 존재해왔다. 핵미사일의 사용가치나 실용가치는 전무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평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북한의 김정은이 어느 국가를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여 수백 만 명의 인명을 살상한다면 김정은은 세계 모든 국가를 적으로 돌리며 생존하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핵미사일의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트럼프나 김정은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핵 전문가들의 견해에 의하면 북한이 미국에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일은 없겠지만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에 대응하여 대기중에서 핵미사일을 폭파하는 기술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 김정은은 대북 제재를 감수하면서 핵만을 계속 보유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 비핵화를 선언한 후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것인지를 시급히 결정해야할 기로(岐路)에 서있다고 할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비핵화를 결정해야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거에 입각해볼 때 북한의 김정은은 현실적으로 핵미사일 등의포기 대가로 받는 보상액 이외에도 핵미사일의 무용성과 미국의 ICBM 폭파 기술의 완성단계에 있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비핵화 달성의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은 물론이지만 북한이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효과까지 배가(倍加)될 것이라 판단되므로 비핵화 실현의 가능성이 상존(尙存)하고 있다 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어려운 처지를 감안할 때 대북 제재완화에 대하여 소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으로 판단되며 우리의 대응방안이 문제될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

문 대통령은 2019년 2월 28일 북미협상이 결렬된 후 귀국길 전용기에서 트럼프로부터 중재요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사 치레일뿐이므로 ‘오버액션’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협상의 주체가 아니고 중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미국이 은근히 싫어하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서두르지 말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긴밀한 한미 공조의 바탕위에서 북한 전역의 핵폐기와 리스트 제공 등 이른바 핵시설의 ‘몸체’를 제공토록 김정은에게 강력히 건의하므로서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의 열매를 또다시 날로 먹으려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이며, 북한을 진정 도울 수 있고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제시하는 것만이 북미협상의 진정한 중재의 촉진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본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변지섭 칼럼니스트  bsj930930@naver.com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변지섭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