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재균/ 병역명문가

주식형제(酒食兄弟)

술과 밥을 같이 먹을 때는 형제같이 친하다는 말로, 곤경(困境)에 처해있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교훈을 주는 것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고사성어반(지도교수: 장상현)에서 배운 내용이다.

명심보감 교우 편에 나오는 말로,

주식형제 천개유 급난지붕 일개무(酒食兄弟 千個有 急難之朋 一個無)라는 내용의 문장이다.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가 많으나,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에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느니라.-

또한 이런 말도 있다.부결자화 휴요종 무의지붕 부가교(不結子花 休要種 無義之朋 不可交)-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지니라.-

술과 밥을 먹을 때 형, 아우 하는 사람은 많으나 급하고 어려울 때 친구는 한 명도 없다. 술사고 밥 사고하며 사귄 사람들은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내가 급하고 어려움에 처할 때는 매정하게 남으로 돌아서며,돈과 권력으로 사귄 친구들도 그것이 사라지면 모두 남이 된다는 것이다.

진정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사귄다면 내가 어려울 때도 진심으로 도와줄 것이며 걱정해 준다. 따라서 물질로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지 말라는 말이다

급한 일을 당했을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주제를 다룬 ‘한국민속 사전의 설화 편’에 나오는 교훈담을 보자.

돈으로 친구를 사귀는 아들의 모습을 본 아버지가 과연 아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시험하고자 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죽은 돼지를 사 자루에 넣은 다음,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하라고 했다. 

아들이 한 밤중에 친구들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이 사람을 죽였는데 시체를 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반면, 아버지가 자신의 친구를 찾아가 살인을 해서 시체를 지고 왔다고 하니,그 친구는 바로 집으로 들어오게 한 후 수습할 방도를 찾자고 했다. 

그리고 자기 집 뒤꼍을 괭이로 파고 시체를 묻고는 친구에게 안심하고 자라고 했다. 이후에 아버지는 자신의 친구에게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시체가 아닌 삶은 돼지를 꺼내 술 잔을 나누며 진실한 친구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아들에게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인지를 가르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위기의 순간을 통해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지 몸소 가르쳤다는 이 설화는 진정한 친구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렵고 급한 일을 당했을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점을 부자간에 대비하여 보여주고 있다.

두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진정성이 없는 여러 명의 주식형제(酒食兄弟)보다는 위기의 순간에 목숨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있어야 하며, 계급(직위), 배움, 재산 등의 관계에서 맺은 친구는 항상 조심하여야 하고, 많은 친구보다는 진정한 친구와 교유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였다.

진정한 친구 하나가 수많은 주식형제보다 낫다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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