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가 / 칼럼니스트

충청 대망론은 확실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 진행형임이 입증 됐다.

29일 충남 천안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창립 10주년 신년회에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여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400석 홀을 가득 메우고도 빽빽이 서 있는 내빈들이나 입장을 못해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로 보아서 그렇다는 게 아니다.

사회자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아 일일이 내빈을 소개하는 이 전 총리의 힘 있는 목소리가 그걸 증명 했고, 부리부리한 눈동자에서 빛나는 살아있는 눈빛을 볼 때 그러했으며, "충청대망론은 저를 비롯한 충청 출신 정치인의 꿈으로, 현재 살아 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증명 되었다.

이완구 전 총리, 그는 확실히 건재했고 애국충정에 이글거렸으며 그 열기가 홀 안을 가득 메웠다.

지난 3년여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국무총리직을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중단했던 이완구 전 총리의 심리가 어떠했을까? 모시던 박 대통령은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국정은 원칙 없이 갈팡질팡 휘둘리는 모습을 볼 때 총리를 역임했던 당사자로서의 심리가 어떠했을까?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심리가 이와 같았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1587년 마흔세 살 때 1차 백의종군을 했고, 10년이 지나 1597년 두 번째 백의종군을 했다. 나라가 풍전등화 같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백의종군 명을 받고 전쟁 터로 갈 때 어머니마저 별세하는 아픔을 겪는다.

이완구 전 총리, 백의종군 하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뼈가 삭아 내리는 아픈 심정이었을 것이다. 당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어떻게 경제 발전시키고, 어떻게 지킨 나라인데.

그는 현 정부에 대해 말했다. "모든 것을 이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회복할 수 없는 경제 파탄을 불러올 것"이라고. 그는 이어서 이념에 치우친 정치로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수와 진보는 대립이 아닌 보완적으로 같이 가야하며,  오늘의 진보는 내일의 보수가 된다는 점을 상기하고,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남북문제가 잘못되면 민족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국가의 긴 미래를 생각해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자기가 몸담고 있는 한국당에 대해서도 "한국당이 깜짝 놀랄 정도의 보수 가치를 내놓지 못하고 옛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내년 총선은 희망이 없고, 2022년 대선 승리도 어렵다"며 자유한국당 지도층이 각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야기는 그만하고 미래를 이야기하자"며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우리 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며 이번 당권 주자들이 새로운 비전을 내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내빈들 대부분이 전국에서 모여든 완사모 회원(회장 이준일)들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김문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우택, 심재철, 주호영, 원유철, 유기준 의원과 김한표, 정진석, 이장우, 이은권, 이명수, 김태흠, 박대출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 30여 명과 총리 비서실장을 맡았던 최민호 비서실장, 대전 시장을 역임했던 박성효,  법무법인 대표 도병수 변호사도 참석하여 힘을 실었고, 여의도 연구소 서준원 박사도 힘을 보탰다.

그 외에도 천안 초원아파트(4800세대) 노인 회장 유연식씨도 노구의 몸으로 축하하기 위해 달려 왔다고 했다. 대전에서도 필자 내외를 비롯하여 한상은 수필가,이완순 소설가, 박천배 목사, 이선희 시인도 참석했다.

이 분 얘기 안 할 수 없다, 한국당 당권에 도전한 김진태 의원 얘기다. 본인이 이러저러하여 참석이 늦어지게 되자 그 아내(원현순)여사를 먼저 보내 축하하게 했던 것이다. 윗사람에 대한 예우요 자신의 몸가짐의 태도인 것이다. 이완구 전 총리가 그냥 넘어갈 리 없다. 원현순 여사 이름까지 부르며 소개를 했다. 소개를 하되 김진태 의원까지 소개를 했다.

모임이 끝나고 헤어질 때 이전 총리는 이날 모였던 800여 명의 내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배웅했다. 악수를 하되 두 손을 잡고 힘을 더했다.

잡아주는 그의 두 손에서 ‘충청 대망론은 확실한 현재 진행형’이라는 뜨거운 전율이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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