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정치적으로 충청권은 항상 소외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소속 정당을 떠나 2018년 불미스러운 일로 낙마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충청의 거목이었던 JP의 서거로 충청인의 마음이 헛헛해진 것은 사실이다. 충청인들의 절망감을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안타까웠다. 연장선상에서 볼 때 (충청 대망론이란 말은) 실망감을 갖고 있는 충청인들의 희망과 기대가 표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말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018년 12월 10일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진행된 월간 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충청 대망론은 꺼진 불씨일까?”라고 묻자 대답한 말이다. 맞는 말이다. 충권권에서는 ‘충청 대망론이야말로 무르익는 현재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를 보자.

첫째, 충청인들은 물론 전국에 선견지명이 있는 국민들이라면 충청대망론은 멀게는 고 김종필 전총리 때부터 있었던 일이고 가까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네 편이라면 망나니 칼 휘두르듯 휘두를 때 대망론을 예견하고 있었을 것이다. 혹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에서 유추해 낼 수 있는 고 성완종 회장 사건을. 고 성완종 회장은 자신도 얼마를 건넸는지 확실하지가 않아, 경향신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한, 한이라는 췌언(贅言)을 더듬적거리며 이완구 총리에게 뇌물죄를 뒤집어 씌웠다. 췌언(贅言)이란 무엇인가? 자신감이 없을 때 사용하는 군더더기 말 아닌가? 그가 건넸다고 하는 돈이 3천만 원 확실하다면 왜 더듬적거리는 췌언을 썼단 말인가? 그 췌언을 가지고 검찰은 입건을 하고 췌언임을 안 법원에서는 정보를 가지고 무죄를 확정했던 것이다.

만일 그때 성회장의 모함이 없었다면 이 전 총리는 그대로 총리직을 수행했을 터이고, 그 직으로 인해 미세먼지까지도 털어내 적폐청산의 칼을 휘두르는 현 정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성완종 사건이 충청 대망론을 가져오게 된 계기라 보는 것이다.

둘째, 안희정 충남지사가 물러난 것이 그 두 번째 이유다. 그는 대권을 거머쥘 큰 그릇이 못됨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미투 사건 때문에 그러냐고? 그도 이유는 된다. 그러나 그의 입맞춤이 그의 그릇됨을 확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성에게 하는 입맞춤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달려들어 정열적으로 끌어안고 볼에 입맞춤을 한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로 볼 때 그는 기회주의자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권력이 문재인에게 넘어가자 광화문에서 진행된 축하 행사에서 “이 근처 호프집의 맥주가 다 동날 때까지 오늘은 마음껏 기뻐했으면 좋겠다. 외상은 문재인 후보 이름으로 달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고, 그에게 달려들어 볼에 입맞춤하는 것을 중계방송을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 그가 대망론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주는 것이다.

혹자는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그를 두둔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라. 결국 그는 죽임을 당하지 안했는가? 그래서 안 전 지사로는 충청 대망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그를 향해 건강이 안 좋다고 증권가에서나 볼 수 있는 첩보에 불과한 찌라시를 흘리는 자들이 있는 것이다. 그가 유력한 경쟁자가 아니라면 왜 이런 첩보를 흘리겠는가? 그는 지난 6,13 지방 선거 때 혈혈단신 지원 유세를 다닌 것을 보라. 그의 건강이 나빴다면 전라도 여수까지 달려가 심정우 여수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겠으며, 대전, 세종을 비롯해 전국을 돌았겠는가? 속지마라. 그의 건강설이 유포되는 것은 정적들이 흘리는 찌라시에 불과한 것이다.

넷째, 이완구 전 총리는 나라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보수정치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드릴 말씀을 청하는 기자에게 그는

“먼저 보수 지지자들에게 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너무 위축돼 있지 마시라. 돌이켜보면 국가의 발전과 개혁을 이끌어온 것은 보수 정권이었다.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공직자 재산공개, 노동법 개정, 연금개혁, 공공기관 개혁 등 쉽게 손댈 수 없는 부분을 어떤 정권에서 했나. 보수 정권에서 국가 개혁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데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보수가 가치 재정립을 통해 앞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일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문재인 정부를 헐뜯거나 비난하지를 않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여러 차례 강조 했다.

마치 노자(老子) 五十八章에 나오는 『시이성인, 방이불할, 염이불귀, 직이불사, 광이불요(是以聖人 方而不割, 廉而不劌, 直而不肆, 光而不耀), -성인은 반듯하면서도 남을 비난하지 않고, 청렴하되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며,곧되 널리 펼치지 않고, 빛나면서도 번쩍거리지 않는다.-』를 연상케 했다.

과거 구국충정을 다한 우리 충청인들은 얼마든지 많다.

맹사성, 추사, 이순신, 송시열, 김장생, 김좌진, 윤봉길, 신채호, 유관순 등이 그런 분들이다. 이들은 모두 빛나는 활동을 했지만 결코 뽐내거나 과시하지 않는 충청인의 겸손을 보여 준 인물들이다. 이완구 전 총리는 자랑스러운 충청도의 후예이다. 그래서 이완구 전 총리가 있기에 충청대망론을 무르익는 현재 진행형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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