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사/칼럼니스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동호의 곧은 붓'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말 동호직필(董狐直筆)!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2년조에 나오는 이야기로 나폴레옹까지도 "펜은 칼보다 무섭다"고 펜의 위력을 두려워했던 기록이 예서제서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동호직필(董狐直筆)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것은 현시국의 사실을 촛불의 압력이나 태극기의 펄럭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주관이나 국가관을 확실하게 국민들 앞에 부르짖는 정치인들의 세 치 혀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동호직필(董狐直筆)이나 정론직필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물 건너 간 골동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인은 전라도 가서는 이런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경상도 가서는 저런 말로 귀를 의심케 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우리 정치권에는 동호직필(董狐直筆)보다 더 강력하게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있는 목민관들이 있으니 바로 지방 행정을 맡고 있는 몇몇의 목민관들인 것이다.

그 중에는 이미 여야 간의 반목이 심한 때에 남들보다 먼저 연정제를 실시하여 지자체 최초로 인재를 골고루 등용해 도정을 불협화음 없이 이끌고 있는 선두 주자가 있으니 바로 남경필 경기도 지사인 것이다.

왜 충청도 필자가 경기도 지사의 정치적 신념을 얘기하고 있는가 반문을 제기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정치인이 충청도 출신이건 경상도 출신이건 그 정치인이 우리나라 사람임에는 분명하고 우리나라를 이런 식으로 이끌겠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방향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네 편 내 편을 갈라서야 되겠는가? 그렇잖아도 우리나라는 지역 이기주의가 깊숙이 뿌리내려 고칠 수 없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 시국인데 말이다.

경기도나 충청남도를 보라. 도정을 이끄는 관료들이나 의회 의원들끼리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지방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함은 물론이요, 여타 지방 관리들에게 도백으로서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남차(指南車)역활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지 않겠는가? 어디 그뿐이겠는가? 이념의 갈등으로 극한적 대립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진로를 바로 잡아주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경기지사는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가 부르짖고 있는 모병제 역시 우리 국민들이 고민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혹자는 ‘모병제라고? 그렇다면 가난한 집 아들들만 목숨 바치라는 말인가?’라고 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논거를 모를 땐 필자도 펄쩍 뛰었기 때문이다. 왜 모병제가 필요한가?

그 이유는 현대전의 전투력은 숫자가 아닌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징집제가 갖는 강제성에 의해 군대의 질(質)이나 사기는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사람을 뽑으면 책임감이 있어 사기진작이나 질의 저하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청년 일자리 해소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해소되면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때문에 결혼하는 가정이 늘어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자녀들의 출생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모병제와 징병제의 비율을 조절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거양득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시기인 것이다. 국민들의 이념 갈등을 해소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하여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올바른 국가관에서 오는 것이다. 중국의 주석 시진핑 (習近平)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은 작은아들 이름을 시위안핑(??平)이라 지었다 한다. 큰아들은 ‘近’를 써서 정치를 가까이 하도록 했고, 작은 아들 하나는 나랏일을 멀리 하라는 의미에서 ‘ ?’자를 썼다고 한다. 만약에 나랏일을 보다가 자칫 잘못하여 아들 둘을 잃을까

염려하는 마음에서였다 하니 우리 정치인들이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죽을 각오로 신념이 확실해야 하는 것이 정치이고 때에 따라서는 목숨까지도 내놓아야 하는 게 정치인이다. 지금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목청을 높이는 정치인들은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신념이 확실한가 자신에게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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