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원수연 시인
그런 사람이 있다.
송두리째 앗아가서 나는 남지않게하는
헌신적인 사람
상처받을까봐
본인의 흔적조차 지워버리는 그런 사람
인생 전체를 뒤흔들다가
이내는 자신조차 희생해버리는 그런 사람
그런 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어리석은 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출생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사랑이 있다
한 때는 아버지같았고
한 때는 오빠같았고
한 때는 지독한 연인이었고
지금은 가족이자 친구인
동생같기도 하고 아들같기도 한
나만의 그런사람 You
봐도 봐도 그립고
만나도 만나도 보고싶은 한 사람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