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가 / 칼럼니스트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만약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그는 장관도 해봤고 국회의원도 해 봤으며 국무총리까지도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이번엔 집권당 대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속내는 알 수 없으나 만약 그가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그에게 이것만은 꼭 갖추라고 권하고 싶다.

첫째가 국민을 보듬을 줄 아는 사랑이다. 

사랑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신약성서 고린도 전서 13장에 보면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하며,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고,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않고, 사랑은 성내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였다.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국민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둘째가 덕망(德望)이다.

덕망은 그 사람의 언행에서 나오는 것. 따라서 덕망은 일을 하되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로 그 가치를 평가하게 되는 것인데 동양에서는 유비(劉備)가 그렇고, 서양에서는 로마의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를 들 수 있으며, 조선에서는 세종임금과 일제시대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가난한 삶을 이어갔던 이회영(경주 이씨 백사공파)을 들 수 있다.

고려말 충신인 이색(李穡)은 그의 시 ‘관물(觀物) (사물의 관찰)’에서 말했다.

位高威自重(위고위자중) : 지위가 높으면 위세 자연 엄해지고

室陋德彌馨(실루덕미형) : 집이 누추할수록 덕망은 더욱 향기로워진다.

이해찬 당대표가 새겨야 할 말이다.

이해찬 대표는 9월10일 당 지도부와 국회 세종의사당 후보지를 방문해 기자들과 일문일답 하는 자리에서, "세종역 설치와 관련해서는 이미 광역교통망 체계에 포함돼 있다."면서, "그동안 충북의 의견도 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현재 청주오송역은 KTX 경부선, 호남선 그리고 SRT가 운행되고 있어 이미 과포화상태이다."라고 말하며, 세종역 설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할 말이다. 그러나 그는 집권당의 당 대표로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집권당의 대표요 총리까지 역임한 사람이라면 근시안적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KTX세종역 신설은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경제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역간 상생발전을 유도해야 할 당대표가 그런 근시안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은 나라의 장래를 생각할 때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오송역을 출발해 불과 5~6분이면 도착할 지점에 수천억을 들여 역사(驛舍)를 세운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게 되는 가를. 공주 시민과 충북도민의 허탈한 심정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질 지역 감정으로 인한 극렬한 싸움도 지도자라면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셋째가 미래를 내다 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5천년 동안 세계에서 제일 가난 했던 우리나라를 세계 경제 10대 대국으로 올려놓은 대통령이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그당시 야당 지도자로 국민의 추앙을 받던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못하게 건설현장에 드러 누어 바닥에 뒹굴며 방해했던 인물들이다. 김대중, 김영삼은 석유가 한 방울도 안 나오는 국가에서 무슨 고속도로냐고 그래서 우리나라는 농업국가로 성장해야 된다고 적극 반대를 하였고,당시 대학생이던 필자를 비롯해 많은 국민들도 이 두 지도자들의 뜻을 따라 길거리로 나섰던 것이다.

매사마골(買死馬骨)의 비유를 인용한 곽외의 지혜를 몰랐던 것이다. 죽은 천리마의 뼈를 비싼 값으로 사들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살아있는  천리마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를 했다고? 그래서 그의 공과가 묻혔다고? 그럼 물어보자. 잘 살 수 있다는 목표가 확실하고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는데 건설 현장에 드러눕는 자들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을 포기해야 되겠는가? 그런 대통령의 기념관이 서울 마포에 있는 기념관 말고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보라.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기념관은 그를 사랑하는 국민들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돼 있어 자손 만대에 구전으로 이어지고, 뜻있는 사관(史官)에 의해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다.

보자. 이 말로 결말을 맺자.

「성조심조자 일사불성(性燥心粗者 一事不成)

심화기평자 백복자집(心和氣平者 百福自集)」

성격이 조급하고 마음이 거칠은 자 한 가지 일도 이룰 수 없고

마음이 화하고 기가 평온한 자 백 가지 복이 저절로 모인다‘

대권을 거머쥘 욕망이 있다면 깊이 새겨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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