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한호 (전)침례신학대학교 총장/ (현)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인력(引力)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에 매달려서 무서운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며 태양의 주위를 회전하는 타원형의 구체(球體)이다.  공기와 물과 땅을 비롯한 모든 자원이 대기권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 있다. 인류는 주어진 언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주어진 땅을 경작하며 살도록 지어진 이성적 피조물이다.  땅은 하나인데 민족은 여럿이며 각 민족은 각각 통치자를 가지고 있다. 세상은 인류가 하나의 땅 위에서 평화공존이라는 “공통의 이상”을 추구하며 살도록 마련된 제한된 공간이다.

  제한된 땅을 여러 민족이 나누어 가져야하기 때문에 욕심 많은 통치자는 흔히 땅의 경계를 침범한다. 비옥한 제 땅보다 척박한 남의 땅이 더 좋아 보이고, 자기 마을 냇가에서 잡은 붕어보다 이웃 마을 개울에서 잡힌 송사리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욕심 때문이다. 

이 욕심 때문에 인류는 스스로 제국주의라는 약육강식의 암흑시대를 초래했다. 제국주의는, 아는 바와 같이, 힘센 자와 선택받은 민족만이 살아남을 자격이 있다는 다윈의 적자생존(適者生存), 자연선택(自然選擇) 사상과 니체 같은 염세주의 철학자의 초인(超人) 사상의 산물이다.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인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동안 자기 민족만이 자연선택을 받은 적자이며 초인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통치자들이 큰 배와 무기를 만들어 가까이는 이웃 나라, 멀리는 대양을 건너 다른 대륙까지 침공해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땅에서 착취하고 살육하고 그들을 소나 말처럼 시장에 내다 팔기까지 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적자와 초인으로 간주하고, 약소민족은 자연선택을 받지 못한 피조물로 비인간화 해버렸기 때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점령지의 주민을 노예로 부리거나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었다.

그들은 산과 들과 강바닥을 마구 파헤쳐서 땅을 황폐한 불모지로 만들어 버렸다. 유럽과 북미주 일부를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대륙이 오늘날 까지 동족상잔과 기근과 자연제해에 시달리는 것은 모두 이 제국주의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의 종식과 함께 열강은 서서히 자신들의 과오를 시인하고 과거 청산이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점령지를 반환하고 보상을 시도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온 세계가 지향하는 새로운 “평화공존의 이상”을 애써 외면하는 나라가 있으니 안타깝게도 그 나라가 바로 우리의 가까운 이웃 일본이다.

일본은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러시아와는 홋카이도와 캄차카 반도를 있는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가지고 다투고, 한국과는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들은 유사 이래 우리가 고기 잡고 세금내고 관리하던 우리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자기 나라 경계선 안에 그려 넣고, “이것 봐, 이 땅은 우리 조상들이 점찍어놓은 우리 땅이야. 너희들은 나가” 하고 말한다. 

우리가 해왕성에다 주민등록을 옮겨놓고 소유권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별이 되겠는가? 어느 맑은 날 명왕성의 전사들이 지구로 몰려와서, “지구는 100억 광년 전에 우리 조상들이 살던 별이다. 명왕성 옛 지도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 너희들은 지구를 떠나라” 한다고 해서 지구가 그들의 소유가 되겠는가.

일본은 아직, 나라는 사라지고 통치자는 넘어져도 땅은 영원하며 땅은 그 땅에서 태어나 대대로 살고 있는 백성의 것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닫지 못한 것 같다. 허탄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들이 태어난 아름다운 국토나 잘 간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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