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책가방 팽개치고무작정 서울행 기차를 탔다전라도 놈이라보증서줄 사람 없어직장을 잡지 못하고신문팔이구두닦이중국집 배달원으로다섯해아버지 무서움에고향 한 번 못 가고군에 입대가난 때문에목숨을 담보로월남 파병을 지원했다
돌아오는 길이 왜 이다지도 아풀까자꾸만 뒤돌아 보고 있다나도 모르게 옥죄이고 있었나보다어찌할 수 없는 여자이련가시샘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너무 높은 산임을 알면서도올라가고푼 가련한 맘을 어찌하련가바라보게 되니 살아달라하는너무나 못된 어리석은 생각에한없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뒤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다하지만어찌하리자꾸만 가는 이 마음을가지말라하면 더 자꾸만 고개드는이 어리석음을...
시경 서경 역경이 사내의 중한 독서라 하고니체는 피로 쓴 문학이라 하였으니초경 월경 폐경을 겪어낸 이가 있어그녀는 달의 몸을 받아음력을 짓고 건사하는 동안마침내 섭렵하게 된 궁의 문리를 트니여인이야말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리라『모자의 그늘』(지혜, 2016) 김명이 시인전북 오수 출생한남대학교 사회문화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석사)2010년《호서문학》《문학마을》등단시집 『엄마가 아팠다』(지혜, 2013) 『모자의 그늘』(지혜, 2016)
허연 창호지 같은 얼굴로십 년째 폐병을 앓고 있던앞집 홀아비한쪽 눈을 질끈 감은초승달이 기울던그 밤옹이 진 삶을 토할때마다숨죽이며 쏟아 놓은 각혈은돌담에 홍도화로 피어고샅길을 훤하게 밝혀 주었다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어둠을 숙명이라 여기며흙벽을 긁어대던 손끝에 지독한 꽃물이 들고 해진 이불속 고독과싸우며 살아가야 만 했던 세월소쩍새 서글픈 밤뜬 눈으로 통증을 털어내던 가슴은눈물이 흥건한데야속한 너는밤마다붉기만 하더라.
봄봄 직박구리가 등 뒤에서 소란하다 홍매화 피는 날꽃 보러 가자고 했다청보리 싹이 나오면 피리도 불자고, 뾰족한 뒷목의 깃털을 세우고가슴의 흰색 점을 보이며날아간 애인 봄을 물고 돌아왔다 매화향 부리에 담고청보리 피리를 들고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목전에 둔 경칩간밤에 비 내려대지는 생기를 품어 안는다봄 향기 그리워내가 어느덧 냇가에 아직도 찬바람냉냉한 잔물결 일으키고선잠 깬 개구리는 또 속았다봄이 그냥 오는가세상이 그냥 되어지랴능수버들가지부들부들 늘어지다 오므리고부처님처럼 실눈 뜨던목련몽우리 다시 감는다전령사들 바삐 움직이지만동춘冬春전쟁 얼마를 더해야봄이 차지하는 걸까.
3.1절 100년 전1919년 3월1일 나의조국 대한민국을지키기 위한 절규의함성소리가들린다 꽃다운나이 열여덟 살 오직 조국 대한민국의독립을 위하여 일본의 총검에도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꽃다운 나이 열여덟 살피의 절규가 지금도귓가에 맴 돈 다 아 아우리조국 대한민국 이 땅의젊은이여! 일어나라 깨어나라빛을 발하여라 우리 모두용솟음치는절규의 함성으로 대한독립만세대한독립만세대한독립만세 꽃다운나이 열여덟 살 한 송이무궁화 꽃을피워 낸 순국열사유관순열사여 부디평안히잠드소서
늦은 화두(話頭)를 던지며사는 게 버거울 땐 물음표를 던져본다산 몸뚱인 무엇이고 주검은 무엇인지비워도 채워지지 않는 끝도 없는 의문부호시공간(視空間)을 넘나드는 삶과 죽음사이있어도 없는 것이고 없어져도 있는 것지나온 삶의 일상이 갈기갈기 찢어진다바람이 현(絃)을 켜고 햇살이 노래한다.수없이 뜨고 진날들 남은 건 빈 하늘뿐어느새 주름진 얼굴 먹먹해진 노을 빛
새해 아침 새해 아침, 우리는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설레이는 가슴열고문을 열리라 한 알의 밀알이믿음의 뿌리 내리는 날사랑 아닌 것, 희망 아닌 것어디에도 없어라 행복도 어느덧내게 다가와영원히 함께하자고손 내 밀리라 황금 복돼지도나도 같이 하자고졸라대며뒤쫓아 오지 않느냐? 어서 문을 열자활짝 열고사랑도, 희망도, 행복도모두 받아들이자.
돌섬 독도야! 선진규 시인 온갖 침략의 노략질전부 삼키며두 손 불끈 쥐고 험한 파도 속에평화의 소년상같이앉아 있는 돌섬힘없는 나라, 나약했던 지난날통째로 계속 밀려오는 폭풍우이를 참고 견뎌낸 당당함그 자태 앞에고맙고 죄송하여 한 발 딛고오르기가 송구스럽다그간 국토를 지켜야만 하는숙명적인 의무가KOREA라는 국토를이토록 지키고 있어자랑스러워 말문이 막힌다오늘 우리는 이곳에서이렇게 외치고 싶다강해야 한다!힘이 있으면 파도도 잠을 재운다남과 북이 통일되어영원히 강해지는 법을찾도록 하자! 라고...아~2000m 깊은 수심에한라산보다 큰뿌리
YOU 원수연 시인 그런 사람이 있다.송두리째 앗아가서 나는 남지않게하는헌신적인 사람상처받을까봐본인의 흔적조차 지워버리는 그런 사람인생 전체를 뒤흔들다가이내는 자신조차 희생해버리는 그런 사람그런 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어쩌면 어리석은 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사랑일지도 모른다나에게는 출생과 함께 시작된오래된 사랑이 있다한 때는 아버지같았고한 때는 오빠같았고한 때는 지독한 연인이었고지금은 가족이자 친구인동생같기도 하고 아들같기도 한나만의 그런사람 You봐도 봐도 그립고만나도 만나도 보고싶은
이쁜 것과 아름다운 것 김용복/ 극작가 이쁜 것은세월이 지나면추억이 된다. 아름다운 것은오랜 세월 흘러도그리움으로 남는다. 너도 그렇다50여 년이 지났는데도그리움과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움과 추억 먼 훗날까지도아스라이 남는 너에게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2018년 11월 7일
늦잠 잔 꽃 한숨 잘 잔 들국화기지개 켜고 보니논두렁길 따라 저만치겨울이 오고 있다간밤의 꿈이가을보다 길었나 보다.
사랑 꽃 은 경 송미순 내 안에 시나브로 잎이 핀 향기로운 꽃이 살아요. 진실한 사랑의 향기 품고 살포시 웃음 짓는 꽃 영원히 지지 않는 늘 푸른 사랑 꽃이 살아요. 심장에 곱게 피어나 몰래 하나가 된 꽃그리움이 익어간당신의 꽃이 살아요
빨간 태양 태양이빨간 태양이떠오르고 있습니다 안개와 미세먼지가 동맹(同盟)을 맺고 지난밤지상으로소리없이 침략 지구 자연환경의 보전은미래 세대의 생명
자전거 금강종주로 세종특별자치시금강 물줄기 따라 달릴 수 있는자전거 길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모습이 참 아름답다. 자전거 길 좌우의 잘 정리된 수변만개한 황금빛 노랑꽃 산책 나온 시민들 쉬어가는 원두막고층아파트들 연인들처럼 다정하고 멀리 푸른 하늘아래 원수산이 아득하다
산꼭대기에 버려두고 와도굶지 않을 것 같다던울 언니 바다 속 떠다니는 게도 맨손으로 낚아 채자기 바구니에 넣었다던울 언니 돌 같은 팥으로 순식간에죽을 쑤어 손님 대접했다던울 언니 자기 반만한 새우젓 항아리를머리에 이고 4키로 걸어 왔다던울 언니 이제 없다그리워도 볼 수 없다. 좀 더 잘 해 줄 걸좀 더 사랑 할 걸 아쉬움이 그리움으로 울 언니, 울 언니우리 큰 언니
우미인초(개양귀비) 산책길 환하게 밝히는 선명한 붉은 꽃 양귀비꽃 인줄 알았는데 우미인초 양귀비는 당 현종의 여인우미인은 초 항우의 여인두 여인 모두 당대 절세의 미인두 꽃빛 모두 아름답다미풍에 꽃잎 파르르 떠는 모양춤추자 선동하는 듯 양귀비는 현종의 명으로 자결남편에서 시아버지로 다시 안록산으로 사랑 찾아 방황한 일생우미인은 스스로 자결항우의 포위망 탈출 도우려한 살신성인의 일생두 여인의 최후는 달랐다양귀비꽃 진통제 등으로 쓰이나중독성 강하여 해가 심하다우미인초꽃 진통효과는 없으나중독성도 없다
새뜸마을 뜸과 마을의 중복(重複)인가새뜸을 마을 이름으로 볼 수 있지않을까 새롬동과 새뜸동같은 뜻의 다른 이름 내 고향 보은(報恩) 구암리(九岩里)에는구바우, 안뜸, 중뜸,아랫마을로이름하였다 세종특별자치시행정중심 도시 새로 만든 도시행복한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