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종일보] 정기옥 기자=이창봉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위로慰勞’(월간 순수문학간행)를 최근 출간했다.이창봉 시인은 1962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했다. 경동고 상단 문예반에서 시 창작을 시작했고 중앙대학교, 동 예술대학원 문학예술학과를 졸업했다.이 시인은 1997년 현대시학에 외 5편이 정진규, 이승훈, 박상배 추천으로 등단하며 작품발표를 했고 시집으로 2006년 을 현대 시단에서 출간했고,2019년 를 푸른사상에서 발간했다.중앙대 예술대학,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 미디어
안부(安否) 백향 김강회안녕히 주무셨어요새벽 네 시 삼십 분 초침 소리맛난 음식을 한 상 차려 가시는 곳한 동네 외할머니의 처소엄마가 엄마의 안부를 여쭙고잠자리가 불편한지몸은 아프신 데가 없으신지자식이 해야 할 인본의 도리효도(孝道)몸소 실천하시던 어머니나는 오늘내가 받은 위대한 상속 유산어머니의 효(孝)를 떠올려 봅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가까워져 오는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국가의 운명이 걸린 대선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대선 전 마지막 선거의 승패의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의미가 클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주제를 선택하기로 했다.알다시피 지난 4월 7일에 끝난 두 특별시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집권‧여당인 이 참패하고 당명을 바꾼 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20~30%의 표 차이를 보이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용은 없다. 그래서 용을 본 사람도 없을뿐더러 필자도 용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례로 그런 사례들이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필자가 말하는 세종시에는 개천 대신 금강이 있다. 이 금강에서 용이 나타난 것이다. 예전에는 가난한 천재들이 자신의 노력으로 신분상승하는 데에 자주 인용되었으나 지금은 신분이 상승된 자가 나타나도 용이 나타났다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그 상상의 동물로 여겨지는 용이 세종시에서는 가끔 선거 때마다 나타나 시민들에게 기
칼에 베어도상처 하나 생기지 않는 물 같은그런 사람 되었으면길이 없어도길을 만들어 가는 강물 같은그런 사람 되었으면무서리에도호박잎처럼 풀 죽지 않고활짝 향기 뿜어내는 국화처럼그렇게 살았으면산 넘고 바다 건너와온갖 풀꽃들을 키우는봄바람처럼그렇게살았으면누구나 온화하게 어루만져꽃피워주는 그런 사람 되었으면그런 사람 되었으면.
꽃은꿀 속에 마음을 넣어나비를 그리워한다찾아온 나비는꽃잎에 상처가 날까사뿐사뿐 조심스런 마음꽃과 입맞춤 한다꿀을 주고 싶어 하는꽃의 마음꽃잎을 아껴주려 하는나비의 마음
예전에 할아버지께서산다는 것은 오르막이 있으면내리막도 있다하셨다피죽도 한 그릇 먹어보지 못한 것처럼온몸도 피부도 얼어터져 갈라지고히죽이 눈웃음으로 강변을 가리킨다.동장군이 칼바람을 업고만신창이 되어 도망가는 꼴이 가관이다쓸쓸한 웃음 속에 기다림이 있다지난 풍요, 수많은 식솔들하나같이 파란 옷 입히고곳간마다 쌀로 가득 채워놓고오고가는 입마다 후한 쌀밥인심너의 향기가 아련히 가슴을 찌른다.오월을 그리워하며할아버지 말씀을 새기면서이팝나무 허리를 끌어안는다.
-6‧25전사자 묘역에서 반백년, 6월 하늘 속에서당신은외롭게 울었습니다잿빛 하늘 무너지며아직 등뼈 아물지 못한 능선을적시는 당신의 눈물 동강난 허리의 아픔 안고불칼 휘두르며 달려온그대 목소리 휴전선 비무장지대흔들리는 망초꽃이 되었습니다 깊은 골짜기 화합의 꽃으로하얗게 피었다 지는당신의 영혼바람에 나부낍니다 전우여!반도는 아직 잘리어 있는데당신의 통곡 애절하여이제는, 가슴 아픈 6월을 지우렵니다.
삼 십 년전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앞에 여린 몸 가눌길 없었던, 트럭에 두 아들과 짐을 싣고경기도 산골을 떠나던 날텃밭에 철없이 웃고 있던 하얀 감자꽃미움과 원망도자신에게 죄를 짓는 일이기에용서를 숙명이라 여기며지나온 세월가슴에 화석이 되어수행 중인 상형 문자들차마 세상에 내놓을 수가 없었다달빛 출렁이는 초하의 시간하얀 감자꽃은 여전한데가슴에 대못을 박아 놓고그는 다시 못 올 먼 길을 나섰다한 마디 말도 없이.
황사 바람 고안나/시인 4월이 문 닫네진달래꽃 지네 2019. 5. 1일-양파의 눈물-
결혼기념일월정 이선희 / 시인 면사포 올려주니멋적게 웃으며내게로 다가온 그대 오늘은 그 사람 그리워이팝꽃 활짝 핀유성으로 간다 이렇게 보고 싶은 내 마음그대는 알까활짝 핀 꽃들은 웃기만 한다. 가여운 사람반백년이 흘렀어도그날의 그 모습 마냥 그립다.2019, 5, 11 (1968, 5, 11일 결혼)
명자꽃에게동호 조남명 / 시인 담벼락 아래 다소곳이진붉게 피어촉촉한 눈 못 올려 뜨고수줍게 서있는 명자꽃, 너 아직도 부끄러워잎새 사이 숨어 얼굴 못 드는청초하고 곱디고운속 붉은 것, 명자야 어린 너를 심어놓고 기다림에첫 꽃물 터져처음으로 네 속옷이 붉게 젖었을 때어찌할 줄 몰라 하던 네 모습도,도톰했던 너의 붉은 입술도지금도 그대로구나 세상에 무슨 꽃이너보다는 더 붉을 수 없는 上色에도외로움 아픔 참고난체할 줄 모르는 겸손한거기 있기엔 아까운 명자꽃너 만한 꽃이 어디 있더냐
한낮 더위 느끼면울타리 올라선 찔래?끙끙거리며 울어 댄다. 몽우리 고통을 감내하면서꽃을 피우려고산통을 겪는지 신 흠 소라가. 담장 사이로얼굴 내밀며 웃다가찬 바람 뺨 맞고낙화 되어 사라진 꽃잎 곁에는봉긋 젖가슴 같은 열매 파수꾼웃고 있네. 쓰다듬다 따끔가시 긁힌 손등에붉은 찔레 몽우리 핀다.
무겁디 무거운 몸한여름 땡볕에 달구고 있는바위가 안쓰러워도라지꽃은실바람에도온 몸을 흔들어바위를 부채질해 주고 가볍디 가벼운 몸실바람에도촛불처럼 흔들리는가냘픈 도라지꽃이 가여워바위는도라지꽃이 다칠세라온 몸으로 바람을 막아주고
국토의 막내 독도여너의 가슴에 오래도록 고이 간직한선혈로 태극기 높이 치켜 올려라이끼 낀 바위에 새겨진 ‘한국령’독도는 의연하여라한반도의 동쪽 끝지금은 천연기념물 3백 36호어민들에겐 일본이 넘볼 때마다 힘이 더 솟는다. 동도와 서도 의좋은 형제형제의 섬 독도여신라 시대에는 우산국으로 불리웠고조선시대 숙종 땐 안용복이 일본어선을 쫓아냈고종전 후엔 한국 영토로 국제 공인 받은 섬너는 어머니의 젖을 물고 자랐고파도가 높을 때마다 어미는 잠을 설쳤단다.동해의 거센 파도에도 울지 않고 굳굳이 너는 자라왔다. 독도를 함부로 넘보지 말라그 많
정에허기질 때마다못 견디게 안기고 싶은울어머니따슨 품속 같은.
조용히 웃어봅니다.건조대 위흰 와이셔츠펄럭이는 모습을 보며 당신의고달픈 삶이 밝은 모습으로보이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렵니다.당신의 고달픈 삶‘우리의 행복’이 되도록 당신 곁에서조용히 펄럭이렵니다. 하루하루를한 땀 한 땀 함께 엮어가며그렇게 함께 하렵니다.2018, 6, 4
그대, 화분의 국화로나 태어날 것을 오늘밤은 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밤새 바라보다가 아침이 되면 목이아프답니다 백양나무길 아래질경이처럼그대를 기다리다가 소나기 오는 밤졸린 눈 비비면먼 장을 돌아온 구부러진엄지발가락굳은살이 터져있었죠 고단한 하루를 마시는 아버지생의 목덜미가가느다랗게 떨고 있네요 눈물 안쪽으로그늘이 자라는 걸그만보고 말았습니다 백혜옥시집 『노을의 시간』-천년의시작(2016)
손바닥 하나손가락 다섯 개발바닥 하나발가락 다섯 개하늘에서 일하는 손땅에서 일하는 발손 이 발에감사의 표시로 씻겨주고 만져주고발이 가는 길을손이 흔들고 앞장선다발이 가지 않으면손은 할 일이 없다높은 곳도 손으로 잡고발로 딛고 올라서고산으로 바다로들로 산으로너와 내가 멀리 있어도우리는 가장 가까운 친구사랑하는 발로 가서손으로 사랑도 한다엄마는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손가락 발가락부터 세어본다손아발아 너희가 있어내가 있었구나그동안 우리 부부도너희처럼 살았구나고맙구나손아 발아그동안 백 년을 살아줘서 고마웠다
벗겨도 속이 하얀겹겹이 쌓인 살결 좋다고 접을 마셔청치는 숨을 쉬고 광화문 거리마다 넘친불그레한 촛농들 십년 지난 오늘에도광우병 소식 없어 서로를 불신하는불신의 소용돌이 언어유희만 가득한광화문 빈 거리 -강경부 시집, 「내 마음의 풍경소리」 中 -